'돌아온 탕자' 대형 조선소의 해외생산기지

2011-05-05 15:19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대형 조선소들의 해외생산기지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조선소는 모기업의 막대한 투자에도 부진한 실적한 실적으로 인해 적자에 허덕였다.

하지만 수주 회복세와 함께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급격하게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해외생산기지의 경우 모기업보다 뛰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폴 증시에 상장된 STX OSV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억6600만 크로네로(한화 약 2167억원)으로 전년 9400만 크로네로(한환 약 191억원) 대비 10배 넘게 증가했다. 해양작업지원선 전문업체인 STX OSV는 STX조선해양의 손자회사이다.

이와 관련, STX조선 관계자는 “루마니아, 노르웨이, 브라질 및 베트남에 소재한 STX OSV 조선소 간 설계 및 엔지니어링, 선박 건조분야의 협력 증가 및 강력한 통합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STX OSV는 지난해 총 27척을 계약하며 수주금액만 125억6000만 크로네로(한화 약 2조5529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세 배 가량 증가한 수치. 한때 STX조선의 유동성 악화를 초래했던 주범이 그룹 내 효자 계열사로 거듭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골칫거리’였던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도 최근 대규모 수주에 잇따라 성공,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망갈리아조선소는 그동안 노동자 파업과 대규모 부채로 대우조선 매각작업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망갈리아조선소는 지난 2일 영국 선사 조디악과 9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4척의 옵션도 포함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총 계약규모는 3억6000만 달러(한화 약 3800억원).

앞서 망갈리아조선소는 동남아 선사 KC 마리타임으로 8만4000DWT급 벌크선 4척(옵션 2척 포함)을 수주했다. 척당 선가는 4000만 달러로, 확정된 수주액은 8000만 달러이다. 이로써 망갈리아조선소는 올해 들어서만 총 6척, 4억4000만 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

대우조선 이철상 전무는 “모기업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망갈리아조선소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올해에는 상당한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망갈리아조선소의 경영정상화와 △오만 수리조선소 본격 가동 △중국 옌타이 불록 공장의 신조체제 전환을 발판 삼아 올해 종합중공업그룹의 초석을 다질 예정이다.

이밖에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생산기지인 수빅조선소도 최근 66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옵션 2척 포함)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척당 선가는 7000만 달러로, 수주금액은 4억2000만 달러에 달한다.

대신증권 전재천 애널리스트는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예상 수주 금액은 48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2007년 수주금액을 4년 만에 다시 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