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비준안 국회 통과<종합>

2011-05-04 23:14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야당의 반대 속에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실상의 한나라당 단독 처리였다.
 
 한.EU FTA 비준안은 재석의원 168인 중 찬성 163표, 반대 1표, 기권 5표로 가결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의장석을 점거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의원 등을 경위를 동원해 끌어내고 본희의 개의 선언을 했다.
 
 앞서 민노당 이 대표를 비롯해 권영길 강기갑 홍희덕 곽정숙 김선동,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이날 오후 9시30분께 의장석에 올라 일렬로 선채 ‘한.EU FTA 반대’라고 쓰인 종이피켓을 든 채 비준안 처리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본회의 첫 발언자로 나선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본회의에서 한.EU 비준안을 처리하는 것은 원천무효”라며 “한나라당의 불법 강행처리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 개의 여부는 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돼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원내대표가 밀십 야합으로 이를 대체하고 박 의장이 묵인해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적 절차를 엄중히 준수하라”며 “완전한 농축산업계에 대한 피해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반대토론자로 나선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비준안은 본회의에서 처리해선 안된다”며 “처리되면 중소영세 자영업자가 어려운 생활을 조금이라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유통산업발전법과 상생법 모두가 무력화된다”고 경고했다.
 
 본회의 개의 전 한나라당은 비준안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할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것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무능한 한나라당으로, 설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며 단독 처리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단독처리 방침은 이날 합의처리를 약속한 민주당이 내부 반발로 인해 비준안 처리 연기로 입장을 급선회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준안 처리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며 손학규 대표(기권)과 박지원 원내대표(찬성)을 제외한 나머지 최고위원 7명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다른 야당과의 연합파기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비준안 합의처처리 연기로 입장을 결정했다.
 
 손학규 대표는 의총에서 “이대로 합의해도 피해를 보는 농민과 소상공인 보호에 미흡하다”며 “여야 합의안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EU FTA 비준에 반대 하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여야합의’는 여야 간의 합의가 아니며, 모든 야당의 뜻을 왜곡한 민주당의 반칙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