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 시리즈> 목소리 커진 中외교 읽어라

2011-05-12 01:32
G2체제 '차이메리카'시대<br/>권력교체기 영향 보다 국제정세 변화에 반응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중국 외교가 바뀌고 있다. 자국의 핵심적 국가이익이 걸려있지 않은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침묵을 지켜왔던 중국이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향후 국제체제는 ‘G2(미국+중국)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차이메리카(China+America)’란 신조어는 빠른 속도로 세계 대국의 지위에 근접하는 중국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력에서도 만만찮은 승부수를 던지며 한국 외교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은 “중국은 과거에도 권력교체기에 새로운 지도부가 군부 내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고 대외 강경책을 구사했었다”며 ‘충돌정책’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외교정책은 원칙적으로 중국공산당과 중국정부 또는 지도부의 교체로 말미암아 변화하기보다는 국내 및 국제정세의 변화·발전에 상응해 조정·변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서상민 동아시아연구원(EAI)원구원은 “지속성을 가져야 국제적 신뢰를 얻는 외교정책의 ‘원칙적’ 논리와, 현재 중국의 외교정책은 기본적으로 공산당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외교원칙을 고수하는 동시에, 상황과 정세 변화에 따라 약간씩 변용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제 국제문제에 자국의 전략과 이해관계에 따라 적극적으로 ‘세계의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중국 외교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2년 중국과 수교 후에도 관련 연구기관 하나 설치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에 중국연구센터를 개설했다.

국내 대학들에도 중국연구소가 몇 개 설치돼 있지만 예산 지원이 제대로 안돼 깊이 있는 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마저도 인문학에 치중돼 중국의 정치·경제를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는 현장 전문가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상 이제 그들의 외교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절음발이 한국외교의 수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의 대중외교 현실은 무방비 상태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한국외교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 우방국의 시각만으로 일관했던 편식(偏食)적 외교사(史)와 우리와 시스템이 전혀 다른 중국외교에 대한 단순한 사고와 분석들이다.

대한민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이자 투자대상국이며,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진 나라 중국.

까도까도 드러나지 않는 전환기의 중국외교. 한반도 정세의 밑그림을 좌지우지 하는 그 블랙박스 안의 중국외교 엘리트들을 파악해 우리 외교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