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11 테러 배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2011-05-02 17:57
오바마 美 대통령, "정의 이뤄졌다"…빈 라덴 사살 확인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온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1일 파키스탄에서 미군과의 교전 중에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정의가 이뤄졌다"며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고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빈 라덴의 죽음은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서 오바마가 재선되는 데 힘을 싣는 주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美 10년 추격 끝 빈 라덴 사살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10년간 빈 라덴을 끈질기게 추적해왔다. 그의 소재지가 마지막으로 파악됐던 것은 9·11 테러 발생 3개월 후였던 그해 연말.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산악지대인 토라보라 동굴에 은신해있다는 정보를 확신하고 미군은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지만 빈 라덴은 도망쳤고, 그 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나 미군 정보당국은 집요하게 빈 라덴의 행방을 추적했고, 파키스탄 정보 당국이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파키스탄 영토 내에서 빈 라덴의 소재지가 파악될 경우 체포 작전을 감행할 것이라고 강조해왔고, 이번 작전이 파키스탄 내에서 이뤄진 것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 측에 각별히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파키스탄과의 대(對) 테러 공조가 빈 라덴이 숨어 있는 곳을 파악하는 것을 도왔다"며 이날 밤 전화통화를 통해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와의 전쟁 목표는 빈 라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수행한 알카에다와의 전쟁 목표는 다름 아닌 빈 라덴이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도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빈 라덴의 사살 또는 체포를 알 카에다와 전쟁의 최우선 순위로 삼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공들인 작업 끝에 지난해 8월 빈 라덴에 대한 단서를 보고받았지만 확실치 않았다"며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깊숙한 은신처에 거주하고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가다듬으면서 국가안보팀 회의를 계속 가졌다"고 말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날 회견에서 "지난 3월부터 빈 라덴에 대한 정보를 논의하기 위해 3~4월 다섯 차례의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팀 회의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미 정보 당국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 100km에 있는 외곽 도시 아보타바드의 비밀기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지난달 29일 '빈 라덴 공격' 작전 승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판단, 지난달 29일 빈 라덴을 잡아 법정에 세우기 위한 작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빈 라덴에 대한 군사 작전은 이날 새벽 이뤄졌고 미군 특수부대가 작전에 투입됐다. 미군과 빈 라덴 측과의 교전 끝에 빈 라덴은 사살됐고, 미군은 빈 라덴의 시신을 확보했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전 과정에서 "미국인의 피해는 없었으며, 작전팀은 민간인 희생자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키스탄 현지 방송인 두니야채널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이번 작전으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산악지역에서 파키스탄군이 전개한 수색작전을 통해 빈 라덴의 아들 중 1명이 사망했고, 빈 라덴의 아이 6명, 부인 2명과 그의 측근 4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백악관 앞에서는 시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하며 테러와의 전쟁이 승리한 데 환호했다. CNN방송을 비롯한 미국의 모든 방송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긴급 타전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 발표를 실시간 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