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LPG공급사들이 4개월째 가격인상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물가안정 차원에서 가격을 동결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가격압박이 지속되면서 시장가격 형성에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PG수입사들이 5월 공급가격 인상을 발표했다가 다시 동결하는 것으로 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E1은 지난 30일 저녁 kg당 69원 정도의 가격인상을 발표했다가 4시간만에 동결하는 것으로 번복했다. 이에 따라 이미 대리점 등에 kg당 75원 정도의 가격인상을 통보해 놨던 SK가스도 어쩔 수 없이 E1을 따라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해프닝은 정부의 가격압박으로 벌어진 일이다. E1이 공식적으로 가격인상 방침을 발표한 직후 정부가 갑작스럽게 가격동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월에도 가격인상 자제요청 공문을 발송해 LPG수입사들의 가격동결을 유도한 바 있다. “향후 가격인상요인을 분산·반영하라”는 게 정부의 제안이었지만, 이후에도 가격압박이 지속되며 LPG수입사들은 좀처럼 분산·반영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LPG수입사들은 올해 1월부터 기회비용 손실이 누적돼 왔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것은 3월 한 달뿐이었다. 이 달은 가격인하요인이 발생했지만 가격을 동결함으로써 과거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그러나 3월 가격인하 요인은 kg당 30원 정도로, 다른달(1월 165원, 2월 120원, 4월 50원)의 가격인상요인 미반영분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른다.

이번달 가격인상 미반영분까지 더하면 LPG수입사의 기회비용 손실은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5월까지 400억원 안팎의 누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1은 “5월 판매량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치에 대비해 보면 그동안 누적된 손실은 5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GS칼텍스와 S-OIL도 당초 kg당 70원 정도의 5월 가격인상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가격차이가 벌어지기 어려운 LPG시장의 경쟁상황을 감안하면 이들도 가격을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