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교수 "일본은 한글배우기 한창...한류열풍 실감"

2011-05-02 10:17
일본서 귀국 '일본 풍경'담은 수채화등 100여점 전시..선화랑서 개인전

김명식 교수가 일본에서 그려온 수채화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일년동안 살던 집 앞입니다. 가로수가 울창해 여름엔 거리가 어두울정도였어요. 아, 이 그림을 보면 빵냄새가 납니다. 하하."

'은발의 신사' 김명식(61·동아대 교수)작가가 자신의 그림 '후쿠오카 카시아산도' 앞에서 코를 벌렁거리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년간 일본 후쿠오카 규슈산업대학 연구교수로 일하면서 작가는 일기를 쓰듯 일본풍경들을 화폭에 담았다.

"기왕 머무는 동안 무엇인가 하나라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본 남북종단을 시작했고 일본 8개 화랑에서 순회전을 열기도 했다.

규슈,시코쿠, 혼슈, 홋카이도등 4개의 섬을 비행기를 타거나 신간센을 타고 여행했고 규슈지역은 직접 차를 몰고 다녔다.

"여러현과 도시를 여행하면서 같은 일본이면서 서로 다른 풍경과 문화가 보였어요. 생소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섭렵하는 그 자체가 즐거웠지요. 현장감을 살리기위해 그자리에서 스케치를 했고 부득이한 경우 사진촬영후 이미지를 보고 그린 그림입니다."

시코쿠 오카센 우동집’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인구 100만명에 우동가게가 900여개 있는 시코쿠 시내 한 우동집 풍경을 그린 것이다.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줄을 길게 서 있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우동의 나라’ 얘기를 들려준다. “천엔짜리 우동을 먹기 위해 혼슈에서 동양 최대의 다리인 세토대교를 통행료 3500엔을 지불하고 건너온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일본에 있는동안 한류열풍을 실감하기도 했다. 홋카이도에 사는 한 중년 여성이 자신의 명함에 송승헌 사진을 붙여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보고 한류를 생각하며 붓을 잡기도 했다.

"36년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때와는 달리 현재 일본은 아줌마들은 한류스타에 열광하고 남성공무원들은 한글배우기에 한창인 것을 보면서 배용준등 한류스타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덕분에 일본에서 그린 현장감 넘치는 그림들은 도쿄 오사카 도베 후쿠오카 삿포로 시코쿠의 유수화랑에서 초대전으로 선보였고 반응도 좋았다. 단기 체류자로서 전례가 드문 일로 작가의 활력을 느낄수 있다.

후쿠오카 카시이산도 40.9x31.8cm Watercolor on paper 2011


그가 선보인 이번 수채화는 그동안 '집과 얼굴'의 단순한 추상화작품과 달리 일본인의 삶과 풍경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사실화다.

"이번 풍경작품은 작품으로서보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일본에서 있으면서 한 200점을 그렸어요. 이 가운데 60여점을 전시했죠. 아직도 못다그린 그림이 많아요. 한일 관계가 독도문제로 서먹하지만 이번 전시가 대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일본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일본인들의 생활을 그림속에서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

그의 일본 풍경전이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수채화와 아크릴로 그려진 50여점의 일본 풍경화와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운 삶을 감각적인 터치로 그려낸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유화 40여점도 같이 선보인다.
옹기종기 살아가는 지구촌의 다양한 인종들을 얼굴 형태의 집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흰 집은 백인, 검은 집은 흑인, 노란 집은 황색인을 나타내고 텅빈 집은 왕따를 당해 이사를 간 경우다. 여러 인종들이 모여사는 환경안에서 동서 빈부 노소 흑백이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체의 이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인종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작가의 희망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