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에너지 안보 위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2011-04-20 16:00
신종은 한국바이오디젤협회 회장

최근 리비아 사태 등으로 원유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에서도 고유가로 인한 부담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근본적으로 다시 그려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는 편리함이나 효율측면에서 에너지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지만 온실가스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한하다는 결정적 결함을 안고 있다. 원자력 발전도 싸고 편리한 반면 한 번 사고가 터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바이오디젤과 같은 바이오연료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노력해왔고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육성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보급에는 초기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나 그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를 않는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구호는 요란한데 내실이 없는 듯한 느낌이다. 선진국이 하니까 우리도 따라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고유가와 일본 원전 사고는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바이오디젤도 그렇다.

그동안 정부는 2002년부터 바이오디젤 20%가 혼합된 BD20으로 수 년 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2006년 7월부터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경유에 0.5%를 혼합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2.0%까지 혼합율을 상향하여 연간 약 38만㎘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디젤은 동식물성 유지나 폐식용유를 원료로 하여 원가가 경유에 비해 높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경유와의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바이오디젤에 비과세하거나 면세로서 지원을 해왔다.

외국에서도 면세나 보조금 지원 등의 방식으로 바이오디젤 보급을 촉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속적으로 혼합율을 높여 독일, 프랑스 등은 이미 BD7(경유에 바이오디젤 7% 혼합)이 보편화되었고 10% 혼합을 위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5~7%를 혼합하고 있다. 최근 이들 국가들은 보다 시장중심적인 바이오디젤 보급 정책으로서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도(RFS : Renewable Fuel Standard)를 도입하였다. 대만이나 태국 등 다수의 아시아국가들도 의무혼합 제도를 도입하였거나 계획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내년부터 바이오디젤 혼합을 의무화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BD업계에서는 혼합 의무화가 계획대로 2012년부터 시행되어 바이오디젤 산업 발전의 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디젤 산업은 많은 과제도 안고 있다. 지속적인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소비자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며, 폐식용유 등 국내 폐자원의 재활용 등을 통한 안정적인 원료 수급 기반 구축과 함께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와 산업바이오 체제 구축 등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매진해야 한다.

정부도 생산능력 과잉에 따른 가동율 저하와 규모의 경제 효과, 녹색성장 5개년 계획 등에서 제시한 중장기 바이오디젤 보급 목표(2020년 7%) 등을 고려하여 내년부터 도입하는 의무혼합제도에서 적정한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 대형 정유사의 바이오디젤 시장 진출이 임박해지면서 동반성장 차원에서도 부적절하고 기존 바이오디젤 생산업체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유사와 자회사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부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까지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다.

비록 어려운 과제가 있기는 하나 정부가 바이오디젤 보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주며, 바이오디젤업체에서는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노력한다면 바이오디젤 산업의 발전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고유가와 석유고갈에 대비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 육성이 미래 에너지 위기를 대비하는 에너지 안보 차원의 투자라는 인식 하에, 정부와 업계의 공동노력과 소비자의 관심이 모아져서 바이오디젤이 국가 에너지 공급의 한 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