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글로벌 패권전쟁…삼성전자 견제하기?
2011-04-19 19:46
(아주경제 한운식·윤태구 기자) 삼성전자· 애플 소송전의 배경과 앞으로 향방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에 대해 지적재산권 침해로 제소하자 삼성전자 역시 맞소송으로 대응에 나섰다.
앞서 애플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G’와 ‘에픽4G’ ‘넥서스S’ 및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이 자사 제품을 모방했다며 지적재산권 침해혐의로 제소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플릿을 만들면서 고유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애플의 기술을 복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고소장을 통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애플의 기술과 사용자환경(UI), 혁신적인 디자인 등을 표절했다고 명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휴겟 애플 대변인은 “이 같은 노골적인 모방은 잘못된 것”이라며 비난을 가했다.
삼성전자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를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전격 제소한 것에 대해 맞소송 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은 올 상반기 IT 업계의 가장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 애플의 '삼성전자 견제하기'?
업계에서는 애플의 소송과 관련, 본격적인 삼성전자 견제하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듀얼코어 중앙처리장치(CUP)와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 2.3(진저브래드)을 탑재한 ‘갤럭시S2’를 조만간 시장에 선보인다.
갤럭시S2는 아직 출시가 확정되지 않은 아이패드2보다 더 빨리 시장에 출시,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갤럭시탭 후속 모델도 상반기 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아이패드2의 부품 수급 문제를 겪고 있다.
또 아이폰5도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져 시장 지배력도 약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수많은 통신표준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번 소송으로 애플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LG전자나 팬택 등 타업체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달리 다른 업체들은 특별히 소송이 제기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애플과 삼성의 소송 진행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애플, 등 돌리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부품을 구매한 업체다.
올해는 78억 달러(약8조6000억원) 가량의 부품을 사들여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신중하면서도 객관적인 조사에 바탕을 두고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애플이 현재 최대 고객사인 만큼 객관적· 법적 대응 외에 감정까지 건드리는 것은 최대한 피하겠다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기술을 복제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애플이 중요 고객사이지만 사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필요하면 맞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을 계기로 양사의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플래시와 마이크로 프로세서 등을 삼성전자에서 사다 쓰는 애플이 구매선을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
더구나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 업체들의 생산 안정화가 언제쯤 이뤄질 지 장담할 수도 없어 애플은 삼성을 놓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