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SRI펀드 알리안츠 빼면 개점휴업?
2011-04-18 08:02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유망 금융상품으로 손꼽혀 온 사회책임투자(SRI)펀드가 올해 들어 3000억원 이상을 끌어모았으나 사실상 알리안츠자산운용을 빼면 '개점휴업' 상태라는 평가다.
SRI펀드는 우수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거나 환경·근로자 보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말부터 국내에서 출시되기 시작했다.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32개 SRI펀드 자금은 연초부터 14일까지 3173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국내주식형펀드·해외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1조700억원·2조8600만원씩 빠져나갔다.
개별 SRI펀드를 보면 알리안츠자산운용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이 3707억원을 모았다. 전체 SRI펀드 유입액 대비 116.83%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펀드와 관련 상품 3개를 제외한 128개 SRI펀드 유입액은 100억원 미만이다.
'신한BNPP Tops아름다운SRI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에서는 71억원이 순유출됐다. 'NH-CA대한민국SRI증권투자신탁[주식]모'도 49억원 빠져나갔다. 다른 자산운용사에서도 자금 이탈을 보이면서 알리안츠자산운용 상품에 들어온 돈이 전체 SRI펀드 유입액보다 많았다.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 내놓은 SRI펀드는 저평가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수익을 내는 국내 첫 상품으로 알려졌다.
A증권 연구원은 "SRI펀드는 시장에서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며 "해당 상품에서 알리안츠자산운용 영향력이 커 전체 성과를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SRI펀드라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택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며 "알리안츠자산운용 상품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수익을 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리안츠자산운용 SRI펀드는 작년 한 해 동안 4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판매사나 펀드 전문가로부터 유망 상품으로 꼽혀 왔다.
B증권 연구원은 "알리안츠운용 펀드는 1년 성과가 43%, 2년은 103%에 달하고 있다"며 "판매사마다 추천 펀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판매사 추천으로 이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부러 SRI펀드를 찾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판매사 추천이 SRI펀드 자금 유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올해 들어 SRI펀드 수익률을 보면 하나UBS자산운용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이 13.00%로 1위를 기록했다.
마이에셋자산운용 '마이트리플SRI증권투자회사[주식]_운용'이나 현대자산운용 '현대그린증권투자신탁 1[주식][모]'도 12% 이상 수익을 냈다.
알리안츠자산운용 SRI펀드는 10.09% 수익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