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식 호남석화 사장 “케이피케미칼 연내 합병 재시도”

2011-04-17 18:30
“대형배터리 연구개발 중 …美 ZBB에너지와 손잡아”<br/>배터리 소재사업 진출 가능성도 …분리막 연구개발 중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이 16일 청계산 산행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정 사장은 케이피케미칼 합병 재추진 의사와 대형 배터리 연구개발 사업내용을 밝혔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호남석유화학이 연내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과 청계산 산행 이후 간담회를 갖고 “케이피케미칼은 원칙적으로 합병하려고 한다”며 “연내 한 번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주주인 롯데그룹(지분 57%)이 합병에 적극적인 반면, 지난번 소액주주(43%)가 반대해서 무산됐듯이 이번에도 소액주주가 반대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전제도 달았다.

△“합병의 당위성 분명해”

“소액주주의 의견도 존중돼야 하지만 합병의 당위성도 분명하다”는 게 정 사장의 말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호남석유화학의 단독 매출이 7조원이었는데 전체 (자회사를 포함한)연결 매출은 14조였다”며 “단독으로 보면 한국에서는 결코 작지 않지만 세계에서는 화학분야에서 결코 큰 회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7조보다는 14조 회사가 해외사업을 하는데 편한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며 “앞으로 국내보다는 해외사업 비중을 더 키워나갈 것인데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서는 케이피케미칼과 접촉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따로따로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창구를 일원화시켜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형배터리 2015년 산업화”

호남석유화학은 화학흐름전지(CFB, Chemical Flow Battery)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있었다. 현재 “미국의 배터리 회사인 ZBB에너지(ZBB Energy)와 기술제휴를 맺고 산업화를 추진 중”으로 “2~3년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정 사장의 말이다.

산업화 시기에 대해서는 “2015년을 타겟으로 한다”며 예상 매출은 “4000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사업 파트너인 ZBB에너지에 대해 “대형배터리 부문의 세계적인 전문회사로서 그 분야의 기술 수준이 세계 1등”이라고 자신했다.

배터리의 용도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기상조건에 따라 상시적이지 못한 발전에 적용해 에너지를 대용량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 여러 곳에서 연구 중이나 상업화엔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 사장은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배터리와는 다른,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케미칼 배터리”라며 “특히 중국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호남석유화학측은 “상용화 수준의 500kWh 급 ‘3세대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V3. Zn-Br CFB)’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의 개발 및 500kWh급 대용량 에너지 저장 매체 개발은 호남석유화학이 국내 업계 최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호남석유화학은 2012년까지 ZBB에너지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단위생산을 위한 제조기반을 구축해 도서지역 등의 신재생에너지(풍력·태양광) 연계 실증사업에 진입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사업 검토 중 …분리막은 이미 연구단계”

배터리 핵심소재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 사장은 “배터리 핵심소재 4개(분리막, 전해질, 양극재, 음극재) 중에 2개는 우리도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분리막은 이미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정 사장은 “SK는 습식 분리막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연구 중인 것은 훨씬 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건식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전해액은 이미 케미칼을 통해 만들고 있으니 정제만 하면 가능하다”며 “따라서 대형배터리 사업의 부품 쪽으로 들어가 전해질과 분리막 사업을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