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웅진코웨이의 소통법 '함께 일한다면 함께 놀아야 한다'

2011-04-10 12:00

(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 “퇴근하라, 지금 바로 퇴근하라”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순화동의 웅진코웨이 본사에 경고 퇴근을 독려하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높은 볼륨의 기괴한 음악도 함께 흘렀다. 6시가 되자 사무실 전체가 아예 소등됐다. 더 일하고 싶어도 퇴근할 수 밖에 없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은 한술 더 뜬다. 사무실을 순찰하며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여태 퇴근하지 않았냐”며 강제 퇴근시킨다.

웅진코웨이는 매월 둘째, 넷째 주 화요일을 ‘패밀리 데이’로 지정했다. 업무는 잠시 잊고 가족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라는 취지다.

# 월요일 오전 11시 50분. 웅진코웨이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회사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일찍 나온다고 나왔지만 식당 밖에는 이미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 주변 회사원들이 긴 줄을 늘어 놨다. 30분 기다려서 10분만에 식사를 마치고 회사에 돌아왔다.

웅진코웨이는 궁리 끝에 지난해부터 ‘점심시간 탄력 운영제’를 실시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 느긋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남는 시간을 이용해 짧은 운동도 할 수 있게 됐다.

◆ 신기(神氣)나라 운동본부, 참신한 아이디어는 소통에서 나온다

일 그만하고 퇴근하라고 독려하는 사장, 유연한 점심시간 운영제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직원. 지난해 1월 웅진코웨이가 회사 내부에 신설한 ‘신기나라 운동본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웅진코웨이의 기업 문화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해왔다. 특히 홍준기 사장은 입사한지 1~2년정도 지난 젊은 사원들과의 소통채널을 고민했다. 젊고 개성 넘치는 인재들에게서 참신한 발상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신기나라 운동본부’는 홍 사장의 이러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운영되고 있다.

신입사원 10명 내외로 구성돼 있으며 입사 3년차 이상 직원은 자동으로 퇴출된다.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홍준기 사장과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한다. 홍 사장의 일정상 날짜가 하루 이틀 변경된 적은 있지만 거른 적은 없다.

◆ 홍준기 사장, 한달에 한번은 포장마차 사장으로

“(직원들이) 나로 인해 행복하다는데 왜 나는 그들로 인해 행복한 걸까”



지난 5일 홍준기 사장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한 달에 한번 홍 사장이 직접 운영하는 ‘해피홍의 달리는 행복포차’에서 직원들과 술자리를 하고 난 후의 소감이다.

지난해 3월부터 웅진진코웨이 본사 앞에는 한 달에 한번 어김없이 포장마차가 들어선다. 이 전국 영업망과 본사 직원들로 북적인다. 안주는 홍 사장이 직접 만들어 서빙한다. 안주가 익는 사이 홍 사장도 소주잔을 들고 손님들 틈으로 끼어든다. 영락없는 ‘동네 포장마차 사장님’이다.

CEO와 직원들만의 소통뿐 아니라 중간급 간부들과의 스킨십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웅진코웨이는 ‘하이팅(High-Ting)‘ 프로그램을 도입해 부문장과 직원들 간의 수평적 의사소통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하이팅‘은 20여명의 직원과 부문장 등 중간 임원들이 한 가지 테마를 정해 하루동안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승마, 도자기 체험, 클라이밍, 자원봉사, 패션쇼 체험 등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 중에는 상하 관계가 잠시 무너진다.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해 일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며 형성되는 유대감이 업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 홍준기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생각이다.

말뿐인 소통이 아닌 실질적인 소통이 업무효율은 물론 회사의 수익창출로 이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웅진코웨이의 지난해 매출 1조5191억원, 영업이익 228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이었으며 12년간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