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정치권 압박…정부 ‘입장선회’ 시사

2011-04-06 18:52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물가 폭등으로 인해 서민 생활고가 커지는 가운데 ‘유류세 인하’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유류세 인하에 대해 냉소적이던 정부의 태도가 바뀔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김황식 국무총리는 답변에서“세수와 에너지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유류세 인하 부분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의 “물가대책의 핵심은 유가대책이다. 유류세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추궁하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권 민심수습 차원에서 충청권에 공약됐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가 영남권에 분산될 가능성에 대해 “신공항 문제에 대한 보상으로 과학벨트를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신공항 백지화로 과학벨트가 정치상품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의 질문에 “어떤 국책사업이 좌절됐으니 (과학벨트를) 보상 차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며 “보상과 타협의 차원에서 해서는 나라가 더 혼란에 빠진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앞서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물가급등으로 서민이 고통받고 있는데 정부는 기름 값을 내려야 겠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심 의장은 특히 “원유도입 원가가 오르다 보니 1조원의 세입을 더 챙겼고, 연말까지 4조원까지 세입을 늘린다는 분석도 있다”며 “유류세를 내려 국민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SK에너지가 기름값을 100원 인하한 사실을 거론하며 타 정유사들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류세 인하를 언급하며 고유가 문제의 해결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정부가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발표했지만 정유사를 압박해 기름값을 3개월 전 보다 100원 인하했을 뿐”이라며 “유류세를 30%만 인하해도 300원 인하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탄력세율 적용 등 실질적 가격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당초 유류세 인하에 강경한 태도로 반대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도 유류세 인하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김 총리의 “유류세 인하 긍정 검토” 발언과 함께 이날 발표된 정부의 석유안정화 대책에서는 “향후 유가 추이를 고려해 유류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며 유류세 인하 요규의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
 
 다만 구체적인 검토 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어 실질적인 유류세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