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소, 중소업체 인수카드 '만지작'
2011-03-28 18:22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글로벌 조선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 업체들 인수에 나섰다.
이는 대형 컨테이너선 및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도크회전율을 높여 건조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소형 선박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세광중공업을 위탁관리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협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삼성중공업이 세광중공업을 인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협의는 세광중공업의 주거래 은행들이 세광중공업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중공업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2007년 세광그룹 주도로 울산 소재 INP중공업을 인수한 컨소시엄의 일원이었다.
세광중공업은 소형 케미컬 탱커 및 LPG선 건조 전문사로 연간 최대 2만dwt급 선박 20척을 생산할 수 있으며, 지난해 7월 자금압박에 시달리며 채권단에 의해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다.
삼성중공업은 세광중공업 인수를 통해 소형 특수선 시장에 진입을 노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 수주한 풍력발전설비 설치선 건조 시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대규모 도크보다는 규모가 작은 설비에서 건조할 경우 효율성이 높아진 다는 점도 세광중공업의 매력으로 꼽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나면서 삼성중공업이 도크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중소형 도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세광중공업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이 중국 닝보에 위치한 블록 공장을 소형 조선소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채권단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 없다”며 세광중공업 인수설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포스코·GS그룹·두산그룹 등 잠재적 인수기업들의 불참선언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연내 매각이 사실상 힘들어지면서 대한조선 매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대한조선 인수를 위한 내부검토를 마치고, 채무탕감을 포함한 인수조건을 놓고 산업은행 등 대한조선 채권단과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매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대한조선 인수가 전면 중단됐다.
대우조선 고위관계자는 “매각 시점이 다가오면서 대우조선의 덩치를 키우는 것에 부담을 느낀 산업은행의 우려로 인해 대한조선 인수 논의가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연내 매각이 불가능해지면 대한조선 인수는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조선은 전남 해남에 14만㎡ 규모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중소조선사로, 1개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공유수면매립허가를 획득해 208만㎡ 부지를 확보한 상태여서 추가 도크 건설과 블록공장 등 시설확장이 가능하다.
대우조선은 대한조선 인수를 계기로 최근 신조선 체제로 전환한 중국 옌타이 조선소와 거제조선소를 잇는 ‘조선벨트’를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