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연기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만 상정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안건은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외환은행 매각의 선결 조건인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우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금융위는 외환은행 매각 심사와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병행 처리키로 했으나, 지난 10일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허위감자설 유포로 주가를 조작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론스타도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주주가 관련 법 위반으로 5년 내에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면 대주주 자격이 상실된다. 이럴 경우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로 하나금융과 맺은 지분 매각 계약 자체가 무효화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매각은 금융지주회사법,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은 은행법 적용 대상으로 서로 무관하다”면서도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면 외환은행 매각을 강행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금융위는 이날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논의키로 했지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적격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론스타는 보유 중인 외환은행 지분 51.02% 중 10% 초과분을 팔아야 해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다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다만 적격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정되면 이달 중 임시회의를 열거나 다음달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안건을 승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