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선 앞두고 ‘개각 폭풍’ 부나

2011-03-10 08:06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개각’설(說)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재·보궐선거를 전후로 부분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9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14일 이후부터 개각을 위한 구체적인 인선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이만의 환경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등의 주요 ‘장수 장관’이 거론된다. 일부에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교체대상으로 꼽고 있다. 구제역과 전세대란, 그리고 물가폭등 등 서민경제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데 대한 ‘책임론’이 이들을 교체대상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다.
 
 특히 국토부 정 장관의 경우 이달 말 발표 예정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과 관련, “결론이 어떻게 나든 정치권의 사퇴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많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개각은) 정치적 동기 때문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하는 것이다. 일을 잘하면 (장관도) 오래 하는 거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오히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개각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상당수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재정부 윤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가문제와 관련, ‘주무장관으로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젠 짐을 내려놓고 싶다”고 답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시기다. 4월 선거 전과 후로 개각 시기에 대한 의견이 청와대 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돌아선 지역민심을 하루 빨리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선거 전 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선거 전 개각은 후보자 검증 등 야당의 공격거리만 마련해줄 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선거에서 이긴다면 개각을 언제하든 상관없지만 질 경우가 문제다”고 말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더구나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당·청 간 갈등이 빚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당직자는 “만일 선거에서 진 다음에 개각을 하면 청와대로선 자연스레 인적쇄신의 모습을 연출할 순 있겠지만,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은 더 더욱 빨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