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첫여인 '탕웨이'가 왜

2011-03-10 12:44
건당위업 앙꼬없는 찐빵 <br/>배우 탕웨이, 영화 ‘건당위업’에서 삭제편집 당해

'나는 왜 영화운이 없을까.' 미모의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가 고민에 빠졌다.

영화 ‘색.계(色.戒)’ 출연후 은막을 떠났다가 최근 중국 공산당 창당 과정을 그린 홍색(紅色) 블록버스터 ‘건당위업(建黨偉業)’에 마오쩌둥(毛澤東)의 첫 여인으로 출연, 재기를 노리는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가 끊임없는 하차설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의 봉황위성TV 간부인 류춘(柳春)은 지난 8일 아침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건당위업’에서 탕웨이가 맡은 타오이(陶毅) 출연 장면이 모두 삭제 편집됐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글은 누리꾼들에 의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졌으며 현지 언론들도 앞다퉈 연예계 주요 뉴스로 다뤘다.

1917년 10월 혁명부터 1921년 중국 공산당 성립까지의 과정을 그리게 될 ‘건당위업’은 지난해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제작된 ‘건국대업’의 뒤를 잇는 홍색 블록버스터로, 공산당 창당(7월 1일) 90주년에 맞춰 오는 6월 개봉을 위해 마지막 편집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탕웨이가 맡은 타오이는 ‘강남(江南) 제1의 재원’으로 불렸던 마오 전 주석의 첫 여인으로 세간에 알려졌으며 이 영화에서도 마오와 타오이의 애절한 사랑과 이념 때문에 갈라서야 했던 두 사람의 이별이 비중 있게 묘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탕웨이가 타오이 역을 맡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논란이 일었다.

탕웨이는 중국과 대만이 합작, 2007년 개봉했던 영화 색.계에서 농도 짙은 정사 장면을 연기했고 더구나 영화가 상하이 친일정부와 친일파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매국 영화’로 낙인 찍혀 중국 내 상영이 금지된 탓에 3년간 중국 연예활동이 금지됐다 지난해 은막에 복귀했다.

즉각 “중국 공산당 창당을 다룬 영화에 3류 애정영화 여배우가 마오의 연인으로 출연하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관영 언론들이 “탕웨이는 영화에서 주어진 배역을 훌륭히 소화했을 뿐”이라고 옹호하고 나섰지만 마오 전 주석의 유일한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할아버지가 사랑했던 여인은 할머니 양카이후이(楊開慧) 한 사람뿐이었다”고 밝히면서 타오이 출연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쟁까지 불거졌다.

급기야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해 3월 “마오 전 주석은 중국 공산당을 창당한 인물”이라며 “당사(黨史)를 연구해 신중하게 고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마 뒤 일부 언론은 “타오이 유족들이 탕웨이가 타오이 역을 맡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며 그녀의 하차 가능성을 시사했다.

탕웨이의 하차설에 대해 영화 제작사인 중국영화제작그룹의 스둥밍(史東明) 부총경리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나 “2시간 20분 상영 분량으로 제작할 계획인 데 초기 편집 분량이 2시간 50분이어서 일부가 편집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건당위업’은 남성 주연들이 이끌어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여성 배우들의 출연 장면이 삭제될 수 있다”며 “탕웨이의 출연 장면이 삭제된다 하더라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홍콩의 액션 배우 저우룬파(周潤發)와 중국 유명 여배우 저우쉰(周迅), ‘코미디 황제’ 자오번산(趙本山) 등 중화권 톱스타 172명이 출연하고 중국영화제작그룹 한싼핑(韓三平) 사장이 직접 메가폰을 잡아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중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4억 위안을 돌파한 ‘건국대업’의 흥행 기록을 깨뜨리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