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예금보험기금의 공동계정 설치를 주장해 온 정부가 이에 반대하는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 저축은행 구조조정 재원 마련의 절충안이 어떤 형태로 결론날지 주목된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공동계정 설치 내용을 담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의 수정안을 여야 의원들에게 건의했다.
　
　수정안은 공동계정의 명칭을 `저축은행 구조조정특별계정‘으로 바꿨으며 계정의 재원은 정부가 일부 출연하고 나머지는 금융권으로부터 나오는 재원으로 조성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계정의 운용 시한은 금융위의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라 2025년으로 정했다. 정부가 기존에 추진해 온 예보 공동계정 설치로 10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 만큼 이와 비슷한 규모로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번에 제기된 특별계정의 성격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는 점이다. 야당은 정부 출연금이 투입되는 만큼 공적자금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계정이 예보기금에 설치돼야 하므로 공적자금보다는 공동계정의 다른 형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동계정보다 좀 더 신축성을 갖고 야당이 제시한 의견을 일부 수용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합의된 건 없으며, 정부로서는 공적자금을 쓰는 게 여전히 조심스러운 처지”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어떤 형태로든 정부가 돈을 집어넣는 만큼 공적자금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생각이며 금융권에서 들여올 재원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자는 주장을 펴 사실상 공적자금이라는 이름표를 특별계정에 붙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정부 출연금의 출연 근거와 특별계정의 독립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여야가 저축은행 구조조정 재원 마련 방안을 예보 공동계정 대신 구조조정특별계정으로 큰 틀에서 합의하더라도 특별계정의 성격과 설치 방식, 재원조달 방안 등을 두고 또다시 기싸움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