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자산운용업계가 펀드 기준가 오차범위를 자본시장법 시행과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추가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펀드 기준가 오류에 따른 정정 공시는 오차범위를 확대한 최근 2년 동안 감소했으나 여전히 국제 펀드 회계기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가입·환매시 수익률 산출 근거가 되는 펀드 기준가는 오차에 따라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펀드 기준가는 포트폴리오 총시장가격에서 운영비·매매수수료를 비롯한 비용을 뺀 순자산총액을 가입자 펀드 계좌수로 나눠 구한다.

7일 자산운용업계·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 기준가 오류에 따른 정정은 처음으로 공시 의무를 부과한 2008년 844건에서 2009년 422건, 2010년 171건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2008·2010년을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애초 펀드 유형을 가리지 않고 일괄적으로 0.1% 이하 오차만 허용했던 것을 업계 의견을 수렴해 확대했다. 현재 오차범위는 해외펀드가 0.3%, 국내펀드 0.2%, 머니마켓펀드(MMF) 0.05% 이상이다.

올해 들어 전달 말까지 기준가 오류는 14건으로 집계됐다. PCA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각각 9건과 5건이다.

PCA자산운용은 전달 16일 'PCA유러피언리더스증권자투자신탁I- 1[주식]' 펀드에서 일부 해외주식 종가를 중복 반영했다가 오류 9건을 바로잡았다. 오차범위는 0.36%다.

교보악사운용은 전달 22일 '교보악사글로벌 CEO증권투자신탁 1(주식)'에서 해외주식 운용 지시에 따른 오류로 5개 기준가를 정정했다. 오차는 0.90% 수준이었다.

PCA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반수탁업무를 맡은 HSBC펀드서비스가 기초자산 가격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다"며 "장초반 이를 바로잡은 다음 바로 공시해 투자자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자산 기준가격을 팩스나 전화로 받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 "오전 9시 이전에 오류를 바로잡은 만큼 투자자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기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펀드 회계기준에 비해 많게는 3배 이상 허용 오차범위가 넓다"며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다양한 상품 설계가 가능해진 만큼 규제를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이나 룩셈부르크 같은 상당수 선진국은 주식형펀드 오차범위를 많게는 1%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오차범위를 충분히 늘린 만큼 추가적인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오차범위를 섣불리 확대하면 무분별한 상품 운용에 따른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