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송환 사태, 남북관계 발목잡나?

2011-03-06 15:09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남측으로 넘어왔던 북한 주민송환 문제가 남북관계 회복의 또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5일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내려온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제외한 27명을 7일 송환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전원 송환을 요구하면서 인계절차에 응하지 않아 송환이 보류됐다.

북한은 전원송환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귀순자 4명은 북측에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7일 북한 측과 연락관 통화를 시도한 뒤 송환을 원하는 27명에 대한 수용을 다시 요구할 방침이지만, 우리 측의 요구대로 북측이 응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원칙을 강조하는 대북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을 더이상 자극하지 않으면서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변화가 모색됐던 최근 분위기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북측이 주민 전원을 송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남북간 긴장 고조와 내부 통제를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우선 귀순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주민들 중에서 송환을 앞둔 막판 시점에 귀순자가 생긴 것에 대해 남측의 공작으로 판단하면서 체제 위협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 키 리졸브 연습과 대북 심리전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측이 이번 사건을 긴장 고조를 위한 또 다른 빌미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더불어 중동·아프리카 반정부 시위 사태 등을 우려한 북측이 결국에는 북측 내부에도 알려지게 될 이번 귀순 사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주민 송환을 둘러싼 남북간 기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측은 주민송환을 둘러싸고 우리 정부와 몇 차례의 공방이 불가피하지만 결국에는 북한도 송환을 원하는 27명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 주민 송환시기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나는 오는 10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 주민 송환 문제로 빚어진 남북 갈등이 양측의 물리적 충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 송환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추가 귀자가 나올 경우 남북 갈등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