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LG, 3D 공방 ‘점입가경’...객관적 비교시연 기회는?

2011-03-06 09:00
-“양사 입장차 커 쉽지 않을 것”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과 LG의 3D 기술 공방이 그 수위를 넘어섰다. 상대방 기술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하지만 이같은 논쟁의 종지부를 찍을 기회가 없어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LG진영이다. 편광방식의 FPR 3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공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권영수 사장은 “FPR 패널은 흠 잡을 것이 없는 3D 디스플레이”라며 “화질을 포함해 SG타입의 문제점인 화면떨림과 겹침 모두 해결했다”고 자신했다. 최근에는 “이르면 이달 안에 삼성 제품과 비교시연회를 갖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삼성 진영 역시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지난달 17일 신제품 간담회에서 “편광과 SG 기술 모두 장단점이 있고 기업들은 해당 기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의무”라며 “삼성은 SG의 단점을 개선했고 경쟁사가 구현할 수 없는 진정한 3D 풀HD 영상을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TV의 핵심은 화질인데 편광 기술은 해상도가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편광패널 탑재는 고려치 않고있다”고 못 박았다.

사실 양사의 새로운 3D 제품은 두차례나 공개석상에서 비교시연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기회는 삼성전자가 마지막에 참여의사를 거두면서 무산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차례의 시연회 모두 제품이 공정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에 의문이 있었다”며 “공신력있는 시연회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윤 사장 역시 “소비자들 판단만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공인인증기관이 참여하는 방식의 시연회는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시연회 등과 관련해 투표결과 조작 및 화면설정의 비공정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객관적인 시연회가 필요하다는게 삼성 측의 입장이다.

이 밖에도 삼성은 LG와의 대결구도가 탐탁지 않다. 삼성전자 고위 연구직 임원은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3D 점유율 60%를 넘어섰지만 LG전자는 4%대에 머물렀다”며 “글로벌 3D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차이가 극명한데 국내에서는 마치 양사가 대등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LG 측은 올해부터가 진검승부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권희원 부사장은 “시장 성장 등을 감안해 LG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3D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지난해 점유율은 중요치 않으며 이미 LG의 FPR 제품은 중국 등 해외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D TV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로서는 여전히 이들 제품의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양사 매장을 찾은 김준석(35)씨는 “결혼을 앞두고 삼성과 LG의 대리점을 모두 찾았지만 양사의 설명이 달라서 오히려 혼란만 더 늘었다”며 “이들 제품의 화질과 성능,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행사가 있으면 구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고객들의 요구는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 혹은 LG, 한 쪽에서의 일방적인 시연은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울러 양사가 함께 시연회를 갖기에는 평가기준 및 양측 모두 인정할 수 있는 공인기관 선정이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결국 양사의 논쟁은 시장에 맡기는게 가장 현명하다”며 “과거에도 LED TV 실효성 등 논쟁이 지속됐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이 결국 기술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