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CEO, 자사주 산다
2011-03-02 17:28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국내 증시가 연초대비 6% 가까이 하락하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대표이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ㆍ케이아이엔엑스ㆍ케이티씨에스 등 3개 코스닥 상장사 대표이사들은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홍구 한컴 대표이사는 이날 자사주 11만5500주(0.50%)를 장내매수했다. 이선영 케이아이엔엑스 대표이사와 케이티씨에스 김우식 대표이사도 각각 자사주 2만5000주(0.17%), 2만주(0.04%)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들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규모는 제 각각이지만 이유는 동일하다.
한컴 측은 이날 공시에 대해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입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의미”라며 “현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하락으로 회사 주가가 하락하자 억울한 대표이사가 직접 나선 것이다.
이 가운데 전사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회사도 있다.
지난달 9일 자사주 120만주를 이익소각한 케이티씨에스는 2010년 성과급을 활용한 ‘우리사주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김우식 대표는 작년 말에 이어 전달 말에도 각각 2만주를 취득했다.
자사주 취득에 따른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사적인 운동에도 케이티씨에스는 전날보다 0.76% 상승하는 그쳤고, 케이아이엔엑스 역시 0.86%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오히려 0.32% 내린 47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처럼 증권가에 자사주 취득 바람이 불면서 ‘뜬소문’도 돌았다.
이날 증권가엔 코스닥상장사 모린스가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았다.
정작 모리스는 “회사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대해 가시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수는 회사에 대한 경영자의 자신감”이라면서도 “자사주 매입한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오른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