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별산대놀이가 이렇게 재밌는줄 몰랐어요"

2011-02-27 17:11
아주경제 주최, 한중 전통문화예술제 관람객 북적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26일,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770여석을 가득메운 객석은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객석 중앙 통로부터 꽹과리와 나팔소리를 울리며 길놀이가 시작하자 관객들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절로 박수를 쏟아냈다.

이어 본 공연인 ‘노장춤’으로 무대가 바뀌자 객석은 숨을 죽였다.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고 양쪽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엎드려 있던 스님이 일어나 이리저리 몸짓을 하자 관객들은 무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노장은 먹중의 부추김으로 속가에 내려와 소무의 미색에 현혹되어 마침내 파계한다는 내용이다. 소무의 능란한 유혹에 빠져 거룩함과 속됨 사이에서 내면적 갈등을 겪다가 이윽고 소무와 결합하여 현실적인 육체를 칭송하는 대목은 특히 응축되고 정제된 표현과 함께 ‘이야기춤’으로서 탈춤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애사당 법고놀이, 포도부장 놀이등으로 이어진 무대는 후끈 달아올랐다.. 애사당을 팔아넘기는 인신매매 대목에서 아쉬운 한숨을 내쉬고, 매관매직 양반에 일침을 가할 때는 속시원함을 함께하며 박수를 보냈다.

풍자와 해학,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양주별산대놀이는 관객들의 마음에 파고 들었다.

양주별산대 석종관 전수조교는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같아 관객들이 쉽게 호응하는 것 같다”며 “정치사회를 풍자하고 인간의 욕망을 해학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전통문화예술이 현재까지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별산대 놀이는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에 전승돼 오는 가면극으로 사월 초파일, 5월 단오, 8월 추석에 공연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호다.

중국문화공연은 호기심과 신기함으로 환호를 받았다. 중국전통악기 고쟁연주는 서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전달돼 중년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당나라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 악기인 고쟁은 보통 21현 악기로 중국에서 대중 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다. 특히 태극권과 사자춤은 어린이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예술제를 관람했던 이주휘(22) 씨는 “중국의 문화를 한국에서 직접 체험해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기회가 되면 고쟁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자춤과 함께 박력과 절도있는 무예를 선보인 박찬대 우슈 공연단은 한국방송 스타킹쇼 3연승을 한바 있는 스타 무예가로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공연인 27일, 새봄을 알리는 빗줄기에도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지루하다고만 여겼던 우리전통문화가 이렇게 새롭고 재미있을줄은 몰랐다”며 “앞으로도 이런 공연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중문화예술제는 양국의 전통문화가 한자리에 어우러져 문화적 교류를 통한 우호적인 자리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전통문화 교류를 통해 상대국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틀을 이번 문화 예술제에서 마련해 준 것.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디지털세상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전통문화예술을 계승하는 의미있는 공연으로 평가받았다.

곽영길 아주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이번 한·중문화예술제는 양국간 문화예술 체험의 장의 기회를 확대하는 글로벌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앞으로 양주별산대놀이를 현대판, 중국어판, 영어판으로 확대, 제2 신한류 상품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