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임원들이 말하는 ‘쉐보레 아베오’

2011-02-21 19:40
“소형 해치백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 반전 자신감

지난 16일 서울 용산 쉐보레 타운에서 열린 '쉐보레 아베오' 신차발표회 모습.
(양평=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대우’를 떼고 ‘쉐보레’ 엠블렘을 달고 돌아온 한국GM, 그들의 두번째 신차는 소형 해치백 ‘쉐보레 아베오’였다. 소형차도, 해치백도,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많지 않다. 굳이 이런 어려운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지난 16일 경기도 양평 힐하우스에서 미디어 시승을 끝마친 후 한국GM 임원들의 설명을 직접 들어봤다.

◆애칭은 ‘작은 거인’= 작은 거인. 한국GM 임원들은 쉐보레 아베오에 레슬링 선수에게나 어울릴 법한 애칭을 붙였다. 기자간담회 동안 두세 차례 이를 강조했으니 이 별명이 마음에 든 게 틀림없다. 왜일까.

먼저 판매량. 쉐보레 아베오는 한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100여개국에 판매된다. 특히 해치백은 유럽에서 인기다. 부평 공장 생산분 일부도 유럽행 배를 탈 예정이다. 소형차가 인기 없는 미국에서도 ‘쉐보레 소닉’이라는 새 이름을 붙이고 반전을 꾀한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며 “지난해 파리모터쇼에 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무척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단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음은 승차감. 손동연 연구개발부문 부사장은 “쉐보레 아베오의 철학은 승차감”이라며 “차체가 기울 때 핸들링이나 공간감 등은 준중형급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밌는 차다. 몰면 몰수록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대비 엔진 출력도 눈에 띈다. 현재로썬 1.4/1.5ℓ 모델 출시 계획 없이 1.6ℓ 엔진 1개 뿐이다. 경쟁 모델 엑센트(현대)는 1.4/1.6ℓ 2개 모델이다. 공교롭게 쉐보레 아베오는 엑센트 1.4와 가격대(1200만~1400만원)가 겹친다. 이런 의미에서 ‘(가격이) 작은 (엔진) 거인’으로 불릴 만 하다.

기자간담회 후 기념촬영하는 한국GM 4인방. 왼쪽부터 손동연 기술부문 부사장, 김태완 디자인부문 부사장, 마이크 아카몬 사장, 안쿠시 오로라 판매부문 부사장. (사진= 김형욱 기자)
◆왜 하필 해치백일까= 3월 중순 해치백 모델을 출시한 후 한 달이 지나서야 세단 모델(5월 초)이 출시된다. 국내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거꾸로다. 왜일까. 판매.마케팅 담당인 안쿠시 오로라 부사장은 “계획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 큰 포부가 있는 듯 하다. 디자인을 총괄하는 김태완 부사장은 “해치백이 소수라는 고정관념을 깨겠다”며 “과거 세단 중심이던 한국 시장에서 SUV가 인기 끌 줄 누가 알았겠나”고 반문했다. 아카몬 사장도 “진보적 디자인이 어떤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태완 부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끝나자 “매번 질문을 받기만 하는 나도 여러분께 묻고 싶다”며 쉐보레 아베오를 타 본 소감을 물었다.

20대 후반의 한 기자는 “실내 곳곳의 수납공간과 안정적인 뒷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반면 30대 후반의 다른 기자는 “오토바이 같은 계기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역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주고객층에 잘 맞췄다”며 웃었다.

고객의 좋은 평가는 후속(상품개선) 모델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옵션이나 다른 엔진 적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도) 시장조사를 통해 필요한 점을 충분히 갖췄다”면서도 “판매 후 고객 요구를 더 반영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경쟁모델 대비 비교우위. 쉐보레 아베오의 직접 경쟁 대상은 당분간 ‘엑센트’다. 세단과 해치백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여러 모로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공인연비나 마력 등 제원에서 뒤진다.

안쿠시 부사장은 이에 대해 “제원만 비교할 게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실주행 성능·연비에서 분명 경쟁력이 있다. (차량을 구매할 때) 전체가 균형잡혀 있는지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의 판단에 달렸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