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거목농산 공정위에 CEO 지분신고 5년 누락
2011-02-15 14:02
(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효성그룹 계열 거목농산이 공정거래·금융감독당국에 지분구조를 신고하면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물량을 5년 동안 누락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거목농산은 2006년 2월 회사를 설립한 뒤 4월 지분현황을 처음 알리면서 발행주식 6만주 대비 75%(4만5000주)를 가진 최대주주 효성만 기재했다.
거목농산은 작년 12월 이전까지 5년 동안 지분현황을 해마다 이런 식으로 신고했다.
이에 비해 대표이사와 이사를 맡아 왔던 최순기씨와 박기원씨는 회사 설립 당시부터 작년 말까지 각각 12.5%씩 모두 25%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임원 보유 주식이 지분현황에서 5년 동안 빠진 것이다.
이런 사실은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3차례에 걸친 임원변동·지분현황·유상증자결정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거목농산은 작년 12월 공시에서 박 이사 해임으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100%에서 87.5%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공시 없이 75%에서 100%로 증가했다.
전달에는 최대주주 효성이 최 이사로부터 2.5%와 박 전 이사로부터 12.5% 지분을 사들여 단독 지분율을 75%에서 90%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거목농산 최대주주 측 지분구조는 효성 90%와 최 이사 10%로 재편됐다.
효성이 15% 지분을 늘리는 데 쓴 돈은 6억원이다. 1주당 액면가 5000원보다 1680원 많은 6689원에 샀다.
거목농산은 11일 효성과 최 이사를 상대로 한 27억8000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효성이 25억원(90%)을, 최 이사는 2억8000만원(10%)을 출자한다.
거목농산은 2009년 말 현재 전액 자본잠식 상태다. 자산총계 20억2700만원에 부채총계는 21억100만원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공시담당자가 임원을 특수관계인에 넣어야 하는지 몰랐었다"며 "작년 말부터 이를 정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목농산이 풍력산업 진출에 따른 토지 매입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