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나로호’는 날고 싶다
2011-02-14 17:25
한영성 한국기술사회장
한영성 한국기술사회장 |
모두가 환호했고 덩달아 깡충깡충 뛰어 올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게 마련인가! 국민들은 큰 아쉬움에 허탈해 했다. 또 하나의 실패다.
이 일 자체가 그만큼 어려운 과제다. 그렇긴 해도 여기서 멈출 순 없는, 그래서 반드시 해내야 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그럼 어떻게? 지난 교훈에서 그 답을 찾았으면 한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설날이면 어김없이 찾아 세배를 드리는 과학자가 있다. 전학삼(錢學森)박사다.
지난 2009 11월 영결식에도 직접 참석,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자신이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라 그랬을까?
전학삼은 상해 교통대학을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29살에 박사학위를 받고 동 대학 교수가 됐다.
2차대전 당시 미 국방과학위원회 미사일팀장, 독일 미사일기지 조사위원장 역임에서 보듯이 그는 동 분야 특출한 전문가였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으나 과학자에게는 있는지 지난 1950, 미사일에 관한 기밀문서를 가지고 출국하려다 간첩혐의로 구속-수감되고 말았다.
한 과학자를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줄다리기에 나섰다. 세기적 화제를 뿌리며 사건의 해결은 결국 양국 간 거물간첩 맞교환 방식으로 일단락 됐다.
이렇게 되어 마흔여섯에 그는 맨몸으로 중국 땅을 밟게 되었다. 당시 모택동주석과 대면 일화다.
"우리도 인공위성을 올리고 싶다, 할 수 있느냐?"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람과 연구비, 그리고 일체의 간섭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 그러면 15년 이내에 해 내겠다. 처음 5년은 기초과학만 가르칠 것이다. 다음 5년은 응용과학을 그리고 마지막 5년은 실제 기계제작에 들어 갈 것이다."
그의 나이 61세 되던, 1970년 4월, 그 15년 약속은 지켜졌다. 드디어 중국이 자력으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향후 우주를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미·러·EU ·중·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다투어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비춰 볼 때 우리의 중장기계획은 이대로 좋은가 묻고 싶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을 입안, ‘나로호 개발 사업’을 적극추진 중에 있다.
계획에 따르면 총 5조2000억을 투입, 목표연도인 2017년에는 1.5톤급 위성을 800 Km 궤도에 올려놓을 발사체 개발을 완료토록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내의 우주산업국이 된다는 것이다.
현행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의미가 왠지 자꾸만 왜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감상일까?
신기하다는 이름그대로 현대판 로켓인 신기전(神機箭)을 15 세기에 만들어낸 한민족이다. 자랑스러운 조상의 얼을 계승 발전시키고, 우주시대의 시운을 잡아 세계속의 우주산업국으로, 기술한국으로 우뚝 솟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