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개헌논의 특별기구, 시작부터 ‘삐걱’
2011-02-14 13:35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나라당이 개헌문제 논의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특별기구'가 초기 구성 단계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개헌 의총을 통해 당내 개헌 논의 특별기구를 설치키로 한 한나라당은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를 정식으로 제안 할 예정이었으나 지도부 안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며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개헌논의 특별기구는 정책위나 원내대표 산하에서 실무기구를 두고 당내 정치세력간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야당과 협상하는 것이 순서”라며 당 최고위원회 산하에 개헌논의기구를 두려고 했던 안상수 대표의 당초 계획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번 논의기구를 당내 최고기구인 최고위원회 산하에 두고 당내 확실한 입지를 부여할 계획이었다.
홍 최고위원은 “개헌을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와 열망이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개헌발의를 해서 국민의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고위회의 직전 안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조찬 모임에서 서병수 최고위원 역시 개헌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면서 당내 기구가 필요하다면 정책위 산하에 개헌논의기구를 두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개헌 논의 자체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당내 개헌논의기구 설치)구도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하게 반박 의사를 내비친 홍 최고위원은 조찬 모임에 불참해 안 대표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표현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 이번 개헌 논의를 주도했던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개헌논의기구 구성 단계에서 최고위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한 분위기다.
특히 이들이 개헌 논의를 주도하면서 18대 국회의 개헌이 당론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계파 간 당내 갈등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경계해 온 만큼 이번 문제가 당내 분란으로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 최고위원의 발언 직후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오히려 개헌과 관련된 이야기가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도 문제를 크게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논의특별기구 설치에 대한)의견수렴을 더 해볼 것”이라고 말했고, 김 원내대표 역시 “설득작업을 더 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