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은 자의적 해석"
2011-02-07 15:45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경제이론의 무시와 역사적 경험의 자의적 해석에 근거해 시장이 아닌 정부 주도의 암묵적인 계획경제를 지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계획경제는 그의 의도와는 달리 성장을 저해하고 분배의 효율성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계획을 넘어 시장으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한 자유주의자의 견해”라는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 소득재분배, 시장과 정부, 규제, 인플레이션, 무역 및 투자, 탈산업화, 아프리카, 교육에 관한 장하준 교수 주장의 논리적 오류와 제시된 역사적·경험적 근거의 자의성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소득이 개인의 능력을 반영하지 않으므로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시행해야 한다는 장하준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노동시장의 소득분배 기준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분업 체계와 투자의 결과인 개인의 부가가치 생산성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노동시장에의 개입은 취업 서비스의 성장을 억제하고 장기실업자의 비중을 높여 분배의 효율성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장하준 교수는 정부가 시장보다 정보 수집 및 소화 능력이 뛰어나고, 국민경제적인 입장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자원 배분 기구라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이 주장에 대해 기업 간 경쟁을 통해 잘못된 투자를 배제할 수 있는 시장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경쟁의 압력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잘못된 투자를 과감히 종결시키지 못하는 정부계획의 문제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계획에 의한 투자는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창출하는 지대를 추구하는 행위를 조장하고, 위험한 투자 안을 식별할 수 있는 금융시장의 성숙을 가로막아 성장을 정체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규제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GM의 경우 장하준 교수의 주장과 달리 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의 영향력으로 인해 형성된 비효율적인 고비용 구조와 신축성 결여로 경쟁력을 상실한 대표적인 예임을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성장은 기업 활동에 대한 엄격한 규제 때문이 아니라 시장경제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유인이 제도적으로 부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유치산업에 대한 보호가 비효율적인 생산자의 시장 진입 촉진, 기술 습득에 대한 유인 감소로 경쟁력 강화에 효과가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미국·영국 등 선진국이 보호무역에 의해 성장했다는 주장 또한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음을 19세기 미국의 경제성장 요인과 18세기 영국에서의 산업혁명 촉발 요인의 설명을 통해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탈산업화, 아프리카 저개발 원인, 교육과 경제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관련 경제이론 및 역사적․경험적 증거 제시를 통해 그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이론적·경험적 근거제시를 통해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정부주도에 의한 계획경제가 아닌 자유 시장경제가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높은 소득수준을 달성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