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매각 또 미뤄지나
2011-02-07 14:22
워크아웃 시한도 1년 연장될 듯
(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 매각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엔텍합이 인수 자금 납입일인 7일까지 인수 자금 5777억원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엔텍합에 인수 자금 납입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오는 3월 31일로 예정돼 있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시한도 1년 연장될 것으로 전망이다.
지난 해 11월 이란계 다국적 기업인 엔텍합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우리은행 등 대우일렉 채권단과 5777억에 대우일렉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채권단은 다음 달인 12월 7일까지 인수대금 조달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금융회사 투자확약서(LOC)를 엔텍합에 요구했다.
하지만 엔텍합은 이를 거부하고 이란의 멜라트 은행의 자사 예금 증명서를 제출했다. 국내 금융권의 투자 확약서를 요구한 채권단의 요구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이었다.
엔텍합은 늦게나마 지난 달 말 채권단 요구를 충족하는 투자확약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7일로 정해져 있던 인수자금 확보에는 실패한 것.
이에 따라 채권단은 7일 현재 엔텍합에 인수 자금 납입일을 두 달 가량 연장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 은행의 한 관계자는 “엔텍합이 또다시 납입 기한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설 연휴 전에 이미 인수대금 지급일을 두 달 가량 재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오고 있었다”며“채권단 주체 대부분이 인수자금 납입일 연장에 관련된 결의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결국 이번에도 대우일렉 매각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투자확약서 미제출과 인수자금 납입 실패 등 엔텍합이 대우일렉을 인수할 수 있는 실력 자체가 있는지 의심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채권단측은 “내부적인 조사 결과 엔텍합의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함량 미달인 회사에 대우일렉을 넘겨줄 이유가 없다”며 “단지 최적의 조건을 찾다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대우일렉의 워크아웃 시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각 절차가 난항을 겪으며 지지부진하다보니 오는 3월 31로 예정돼 있던 워크아웃 시한도 연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도 "여러가지 상황 상 워크아웃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래 2006년·2007년·2009년·2010년 등 4번에 걸쳐 워크아웃 시한을 연장해왔다. 이번이 5번째 연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