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아스타나서도 영광 재현

2011-01-31 20:11
이승훈, 아스타나서도 영광 재현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시작한 이승훈(23.한국체대)의 '빙속 신화'가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졌다.

이승훈은 31일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5,000m에서 6분25초55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동계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 선수였던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뒤늦게 숨은 재능을 발견한 뒤 세계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로 화려하게 거듭났다.

8살 때 스케이트를 접한 이승훈은 신목고 시절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09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됐다.

하지만 국내 선수 간의 경쟁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쇼트트랙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기는 쉽지 않았다. 안현수와 이호석(고양시청) 등 쟁쟁한 선배들의 벽에 막혔다.

결국 2009년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 탈락하고 나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이승훈은 물을 만난 고기와 다름 없었다. 쇼트트랙에서도 재능이 빛났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다른 선수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월등했다.

2009년 10월 제44회 전국남녀 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 겸 2009-2010 월드컵 파견 선수 선발대회 첫날 남자부 5,000m에서 우승하며 당당히 대표팀에 뽑히더니 이후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하면서 한국 신기록을 계속 깼다.

처음 나선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4년 묵었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끈한 국제무대 데뷔식을 치렀다.

강력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이승훈은 지난해 2월 밴쿠버에서 5,000m 은메달로 올림픽 신고식을 치렀다. 이어 10,000m에서는 금메달을 따 밴쿠버 영웅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도 나서는 것을 잠시 고민하던 이승훈은 스피드 스케이팅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다만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면서 스피드를 보완했다.

이승훈은 지난해 11월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대회 5,000m에서 6분18초40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12월 제65회 전국남녀 종합 빙상선수권대회 겸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대표 선발전에서 6분34초90만에 주파해 1위로 골인하면서 가볍게 동계아시안게임 태극 마크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