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친환경’…공동주택관리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오히려 급증

2011-01-31 11:08
작년 11월 CO²발생량, 재작년 11월보다 4배가량 증가<br/>친환경인증아파트 이산화탄소 더 많이 배출하는 사례도…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기조와 맞물려 친환경건축물에 대한 인증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파트 등 공동주택의 관리를 위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여전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는 에너지부하 저감, 고효율 설비, 자원재활용, 환경공해 저감기술 등을 적용해 설계된 건축물에 대해 친환경건축물로 인증해 주고, 취득·등록세 감면, 용적률 완화 등과 같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는 제도다.

2002년 처음 제도가 도입될 당시 우수등급으로 인증받은 건축물 건수는 3건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414건, 지난해에는 604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처럼 친환경건축물 인증사례는 증가하고 있지만, 각 가정의 공동주택 관리비를 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31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공동주택 관리에 들어가는 단위면적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지난해 11월 2.08kg으로 2009년 같은 달(0.55kg)에 비해 4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최고점을 찍었던 10월 역시 평균 발생량은 2.26kg으로 2009년 10월(0.43kg)에 비해 4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관리에 들어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국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나는 아파트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롯데캐슬클래식아파트의 경우 2006년 6월 8일 친환경건축물 우수등급으로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42kg로 같은 달 전국 평균치(1.12kg)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휴먼시아 6단지 역시 2007년 10월 4일 우수등급으로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았지만 지난해 9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7kg을 나타내며 같은 달 전국 평균치(1.12kg)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친환경건축연구센터 신성우 소장(한양대 건축학부교수)은 “우리나라의 친환경인증시스템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수준에 머물러 이산화탄소 절감과 직접적인 연계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공동주택관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감하기 위해선 친환경건축물 인증 시스템을 통합하고, 이산화탄소 절감 분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