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사태’ 후폭풍 어디까지…법원, 회생절차 수용할 듯

2011-01-26 16:37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국내 4위 선사인 대한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해운업계가 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의 직접적인 원인이 매출확대를 위한 무리한 용선이었던 만큼, 대한해운에 배를 빌려 준 유럽 선주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 사태의 파장이 글로벌 해운업계로 번지고 있는 것.

대한해운 사태는 당장 글로벌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벌크운임지수인 BDI(발틱운임지수)가 전일대비 53포인트 하락한 129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김우호 KMI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은 “대한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BDI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해운업에 대한 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및 현대상선과 함께 한국 해운업을 대표한 선사이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사들의 전체의 신인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부작용이 분명 있을 것”이라도 “국내 선사들의 피해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대한해운에게 배를 빌려준 50~60개 유럽 선사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다만 이들 선주가 대한해운에 용선한 선박 1~2척에 불과해 부실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대한해운 사태가 해운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해운 사태를 발단으로 벌크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된 만큼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은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투자심리가 나빠질 수 있겠지만, 앞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벌크선사들이 정리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돼 대형 해운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수혜 업체로는 STX팬오션이 지목됐다. 양희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업체인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STX팬오션에 주는 영향은 없다”며 “장기적으로 벌크업계의 구조조정 신호탄인 만큼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삼선로직스와 TCP코리아의 예를 들면서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약 42척의 사선이 연간 약 1억8000만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법정 관리 신청이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한해운이 한국전력·포스코 등 대형 화주들과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국가전략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점도,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