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전문가 진단>
2011-01-20 19:44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 선정 문제가 정치 논란에 휩쓸리면서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계·학계 및 정부기관 관계자는 기초과학 연구를 세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연구 성과를 비즈니스로 연결시켜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에 이러한 정치권 및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이 과열돼서는 안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준승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8일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사업 추진이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특히 KISTEP는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운영에 대한 기획을 맡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는 입지 선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운 처지다. 하지만 과학기술계의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정책 추진과 투자를 내다봐서는 안된다. 과학계의 우수한 연구진들이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자신이 원하는 혁신적인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국가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과학도시가 성공하려면 첨단통신시설, 유비쿼터스 인프라, 매력적인 정주 여건, 기술거래 지원 서비스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적으로 단계별로 기획되고 공급돼야 한다. 국회에서 법 통과가 이뤄진 만큼 보다 깊이있는 기획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세종시 수정대안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정치적 쟁점화되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세종시'로 급격히 동격화되는 추세에 대해서 우려한다. 우리나라는 한번도 콘텐츠를 갖고 도시를 만들어본 적이 없다.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바로 첫 시도다. 법과 국가·사회적 응집력, 깊이 있는 기획 없이는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실패한다.”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지금 세계는 과거 자원소모형 성장시대에서 21세기식 지속가능형 성장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녹색성장이라는 환경과 경제발전의 시너지를 올리며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중요한 시기다. 그 변화와 동력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공식 출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등 과학계에 굵직한 현안이 가득한 해다. 이런 상황에 맞춰 '혁신'과 '우수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학 육성정책의 성과가 집대성될 한해인 만큼 연구단체 역시 질적·양적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과학기술계의 지각변동 앞에서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때 현재의 논쟁은 소모적이다.”
편경범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단장="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결국 공모가 아닌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한 정부의 평가로 결정된다. 추진단에서는 국책연구소를 통해 평가해서 지정 절차를 밟을 것이다. 공모를 하면 절차 밟고, 각 지자체에서 자료 내면 평가해야 하는데 정부 평가는 이런 절차를 생략하니까 기간을 짧게 줄일 수 있고 속도를 낼 수 있다. 추진단은 실무적으로 처리하는 부서다. 과학비즈니스벨트는 국제적 연구 네트워킹 및 우수 과학인력 유치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 설립과 비즈니스 기반 구축 및 대형 연구시설 등을 포함한 국가경쟁력 강화 프로젝트인 만큼, 기초과학 강국 실현의 획기적인 계기를 만드는 데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