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회담 장외서 중미 언론전 가열

2011-01-19 16:12

중 언론 태도 바꿔 미에 직격탄, 미국 언론의 후주석 폄하에 반격.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국빈자격으로 미국을 방문중인 가운데 양국의 언론매체들이 국익을 앞세워 장외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쳐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중국 매체들은 당초 중미정상회담을 두고‘핑퐁외교 40년만의 역사적인 만남’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지만 미국 매체들이 잇따라 중국의 후주석에 대해 악평을 하고 나서면서 논조가 싹 바뀌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만큼 각 매체들이 각국의 입장을 대변하며 정부를 지원 사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미 대표 언론들간의 신경전은 미국 언론들이 먼저 도발했다. 중국 매체들은 회담과 워싱턴을 한껏 우호적으로 보도한데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이와 정반대로 후 주석의 카리스마 부재 등을 문제 삼는 글을 게재해 중국 정권의 심기를 긁었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기사에서 후 주석이 예전 공산당 지도자들과 달리 절대적 권력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폄하했고 워싱턴 포스트는 후진타오 권력이 교체되면 이번 회담 합의의 실효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유력한 매체들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한 나라의 국가수반을 이처럼 폄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이는 다분히 의도된 것으로 환율문제나 지적재산권 문제 등에서 실익을 거두기 위한 미국측의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 언론이 이처럼 딴지를 걸고 나오자 그동안의 우호적인 태도를 180도 바꿔 미국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는 17일 장문의 칼럼을 싣고는 “2010년까지 미국은 중국에 652만달러를 들여 5만9000건의 투자를 했고 그 중 71%의 미국기업이 중국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미국의 돈벌이 상대가 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중국에서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놓고 왜 이렇게 불만이 많은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런민일보는“미국의 대중수출이 신속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미국 오바마대통령이 제시한 5년내 수출을 두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경고를 했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