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 부메랑

2011-01-26 14:57

차현정 기자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을 연일 비판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9일 “국민 모두에게 무상급식·의료·교육 등을 실현하려면 지금보다 세금이 2배 이상 높아야 하는데 민주당은 이를 '보편적 복지'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작용으로 강남 집값은 물론 부동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폭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17일에도 홍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 시리즈는 세금폭탄 시리즈이고 거짓말 시리즈”라며 “국민을 현혹하는 무책임한 복지 정책은 옳지 않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같은 당 박성효 최고위원은 “복지가 늘어나는데 재원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가는 복지는 더 빈곤해 질 수 있다”며 민주당의 재원마련 대책이 미흡함을 지적했다.
 
 오는 21일에는 정책위원회 주최로 복지 공청회를 열어 민주당 공짜 복지시리즈의 허구성을 밝힌다는 한나라당이다.
 
 5년 전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부의 세금폭탄 논쟁을 주도했던 모습과 겹쳐진다. 당시 한나라당은 정부가 주택보유자의 2%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부세를 두고 '세금폭탄론'으로 칭하며 반대했고 그때의 공세는 실제 정부의 종부세를 무력화하는 데 효력이 있었다. 2006년 5월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전원이 당선되는 압승을 거둔 것. 이듬해 대선에서도 승리로 이끌었다.
 
 부메랑(Boomerang). 목표물에 맞지 않으면 되돌아오는 성격이 있는 무기다. 언젠가 한나라당에 돌아올 정치적 부메랑을 염두에 둬야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지금 한나라당의 공세 이면에는 근본적으로 부메랑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명박 정부가 2007년 대선 공약대로 감세정책을 폈다가 '부자감세' 공세에 발목 잡혔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