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退色으로 덜컹거리는 도요타

2011-01-13 17:52

캐나다 온타리오주 블렌하임에 사는 건축업자 랜디 스털링은 17년간 도요타 차만 타 오다 최근 도요타 타코마 픽업트럭을 포드 F-150 트럭으로 바꿨다.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에 불안을 느꼈기 때문이다.
스털링 같은 고객들이 느는 것이 도요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한다. 지난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는 전년보다 11% 늘었지만 대형 메이커들 중 유일하게 도요타만 판매가 0.4% 줄었다. ‘좋은 차’라는 전통적인 이미지가 크게 퇴색됐기 때문이다.
도요타에 올 한 해는 더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GM이 ‘시보레 볼트’라는 하이브리드 차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 프리우스에 도전장을 냈으며, 닛산은 전기로만 움직이는 ‘리프’ 모델로 프리우스를 아예 제압하려 들고 있다. 현대차는 크게 개선된 품질을 무기로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으며, GM과 독일 폴크스바겐은 압도적인 생산설비와 판매망을 내세워 중국시장에서 도요타를 구석으로 몰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시장조사 전문업체 스트래티직 비전의 알렉산더 에드워즈 사장은 “새 고객들은 도요타 제품이 가장 안전하고 가장 믿을 만하다고 자동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요타 주가는 도쿄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7% 하락했다. 닛산의 하락률은 4.6%에 그쳤다. 반면 포드 주가는 뉴욕시장에서 68% 올랐고, 현대차 주가는 서울시장에서 43% 상승했다.
스트래티직 비전에 따르면 도요타의 차주(車主) 충성도, 즉 현 차주가 도요타 제품을 다시 구입할 가능성은 2009년 63%에서 2010년 57%로 떨어졌다. 향후 고려도, 즉 장차 차를 살 때 도요타 제품을 고려하겠다는 비율도 48%에서 40%로 떨어졌다. 포드가 29%에서 37%로, 현대가 14%에서 17%로 향후 고려도가 각각 높아진 것과 대비된다.
매사추세츠 주 렉싱턴 소재 조사 전문업체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도요타는 2015년 전 세계에서 자동차 1000만대를 팔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판매량 250만대로 GM(310만대), 포드(275만대)에 이어 3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 중형세단 캠리와 소형차 코롤라는 여전히 미국 내 인기 모델들이지만 각각 현대 쏘나타와 엘란트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쏘나타와 엘란트라는 최저가격이 각각 1만 9195달러, 1만 4830달러인데 반해 캠리는 1만 9720달러, 코롤라는 1만 5450달러다. 도쿄 미즈호자산관리사(社)의 펀드매니저 아오키 다카시는 “도요타는 미국 내에서 한국차에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리는 지난해 10월 결과가 공표된 미국 자동차 충돌시험에서 시험대상 34개 모델 가운데 거의 꼴찌를 기록해 현대 쏘나타, 포드 토러스, GM 시보레 말리부에 뒤졌다.
《컨슈머 리포트》지의 자동차 시험 담당 이사 데이비 챔피언은 2011년 모델을 포함해 지난 3, 4년 간 도요타 자동차의 내부 마감 품질이 이전보다 못해졌다고 말했다.
세계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에서도 도요타는 GM과 폴크스바겐에 크게 밀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도요타는 전년보다 19% 증가한 84만 6000대를 팔았고, GM은 235만대(29% 증가), 폴크스바겐은 192만대(37% 증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도요타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32%였다. 올해 일본 자동차시장은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자동차 수요는 지난 5년 중 4년간 위축됐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인구가 줄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최대 자동차회사 도요타가 2011년 어떤 몸짓을 보일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송철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