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육아용품 업체 "아빠를 잡아라"

2011-01-12 15:10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최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일본 육아용품 업체들이 '남심(男心) 잡기' 경쟁에 나섰다.

1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지난해 9월 한 의류 업체와 협력해 남성용 육아용품을 출시했다.

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남성 사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만든 기저귀 가방, 앞치마 등은 모노톤의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젖병을 넣을 수 있는 보냉 주머니가 달린 기저귀 가방은 판매 넉 달만에 200개가 넘게 팔리며 백화점 히트 상품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용 육아용품을 모은 셋트 상품도 반응이 뜨거웠다"며 "향후 상품군을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육아용품 업체들은 남성에게 친숙치 않은 육아용품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벤트로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다.

아기용품 전문업체 '아카짱혼포'는 매월 10여개 매장에서 '나이트 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퇴근 시간에 맞춰 열리는 이 이벤트는 예비 아빠들이 매장 내에 있는 육아용품을 둘러보고 직접 사용법을 배울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유아용 과자 전문 브랜드인 와코도는 민간 비영리 조직(NPO)과 손잡고 지난 12월 육아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세미나에서는 출산을 앞둔 배우자를 곁에서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부터 분유 타는 법까지 예비 아빠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 소개됐다.

신문은 업계가 아빠들에 주목하게 된 계기로 개정 육아·간병휴직법 시행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남성의 육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제도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법에서는 남녀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은 아이가 1세가 될 때까지로 제한돼 있었지만 개정법에서는 1년 2개월까지 휴직 가능하다.

후생노동성도 육아 휴직을 신청하면 직장생활에 피해가 생길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남편들에게 적극적으로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