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수 코스모 회장, 정산이앤티 재무개선 위해 계열사 동원

2011-01-05 16:43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GS그룹 방계 코스모그룹 허경수 회장이 자신 소유인 정산이앤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에 계열사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인 이 회사는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도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이 회사 증자에 참여한 계열사 또한 자본잠식에 빠져 있어 출자금을 마련한 출처도 증권가에서 관심을 모았다.

5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산이앤티는 전달 28일 이 회사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한 허 회장과 코스모디앤아이를 상대로 6억5000만원씩, 모두 13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전날 코스모그룹 건설업체 코스모디앤아이가 최대주주에 대한 출자 공시에서 밝힌 출자금 누적액은 이번 6억5000만원을 합쳐 모두 20억3900만원이다.

정산이앤티는 2009년 말 현재 자본총계 2억9500만원으로 자본금 7억원을 절반 이상 밑돌면서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 회사는 당시 매출 97억1000만원 가운데 64% 이상인 62억3100만원을 주요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런 매출에 비해 수익은 없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5억6000만원과 5억2700만원에 달했다.

정산이앤티 부채비율은 1459%로 연간 이자비용은 2억1300만원이다.

이 회사에 20억원 이상 출자한 코스모디앤아이도 자본총계 31억원으로 자본금 33억원을 밑돌면서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부채비율은 600% 이상이다.

코스모디앤아이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격인 코스모앤컴퍼니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과 친인척은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를 가진 최대주주다.

코스모앤컴퍼니는 2009년 매출 42억원 가운데 93% 이상인 39억원을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정산이앤티처럼 내부거래에 매출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이 회사도 같은 시기 16억원 이상 순손실을 냈다.

허 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 4남인 허신구(81) GS리테일 명예회장 장남이다. 허창수(62) GS그룹 회장과는 사촌 간이다.

코스모그룹 계열사로는 코스모앤컴퍼니와 토건자재업체 코스모산업, 화학소재부문 코스모화학·코스모정밀화학, 건설엔지니어링업체 코스모디앤아이·정산이앤티, 무역유통부문 코스모양행·코스모에스앤에프·코스모레포츠·마루망코리아 등 12개사가 있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허 회장 소유 회사에 대한 계열사 출자에 대해 "구체적인 배경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