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새해엔 서로 존중하고 선진국 만드는데 힘 모아달라”

2011-05-23 14:38
정부 신년인사회 “힘든 일엔 조금씩 자제하고 국가 융성 기회 잡아야”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에 참석, 정부 주요인사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새해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희태 국회의장, 이 대통령, 김 여사, 이용훈 대법원장.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새해엔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자제해 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올려놓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에 참석,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면 좋은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있었다. 좋은 일은 더 이어나가고 어려웠던 일은 쉽게 풀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작년에 서민이나 젊은 청년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고, 또 따뜻하게 해주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면서 “올 한해 모두 노력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또 작년에 힘들었던 안보 면에서도 군과 국민 모두 재인식해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 어려운 가운데 물가도 잡아서 서민 (살림)이 좀 (더) 나아지고 청년이 희망을 갖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 화두로 제시한 ‘일기가성(一氣呵成,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낸다는 뜻)’과 관련, “기회가 왔을 때 기업, 개인, 국가가 이를 놓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기회를 놓쳤을 때 다시 이 기회를 맞이하는데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린) 어려운 가운데에도 국가가 융성하는 기회를 맞았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모두 힘을 합해 반드시 대한민국이 융성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그 기회를) 단숨에 잡으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융성하고 국민이 편안해지기 위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더 헌신했으면 좋겠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또 그는 “우리 국민은 매우 지혜롭고, 또 때에 따라선 어려울수록 더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는 아주 (우수한) 능력을 가졌다”면서 “2011년엔 국민이 더 편안하고 행복해지고 가정마다 화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이날 신년인사회에 이어 열린 ‘2011 나눔이 있는 신년음악회’와 관련, 참석자들을 향해 “금년엔 구제역도 있고, 서해안에 어려움 당한 사람도 있어 여러분을 유료로 초대했다. 나도 표를 2장 사서 왔다”고 전한 뒤, “(공연 수익금은) 서해 (5도)의 학생이 육지에서 공부하는데 장학금 등으로 지원하자는 목적이다. 올해 새해 인사는 무료가 아니고 유료고, 그런 의미에서 참석자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행사 사회를 맡은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해) 온갖 악조건에서도 (우리나라) 세계 수출 7위 등의 성과를 달성하고 국격이 올랐다. 또 국가의 위상도 달라졌다”며 “이는 이 자리의 모든 사람이 마음을 합하고 국민 모두가 묵묵히 따라준 결과다. 이제 2011년에 (우리가) 어떤 저력을 보여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신년 덕담을 통해 “지난 한 해 예기치 않게 북한으로부터 두 차례 도발을 겪었지만, 그 과정을 우린 슬기롭게 대처했다. 어떤 사람은 ‘안보불감증’ 때문이라고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이는 국민이 정부를 무한히 신뢰한 결과고, 그간 외환위기 극복과 계속된 경제 발전으로 국민 모두 자신감을 가진 결과의 발로다. 이렇게 자신감이 충천한 국민과 우리 모두가 우리나라를 세계 초일류국가로 만드는 꿈을 꾼다면 그 꿈이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올해는 우리가 국방을 튼튼히 하는 한편,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진정 선진국이 되려면 경제적으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문턱을 넘어서는 또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도 한 단계 더 발전하고 공고하고 강고하게 뿌리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경제적 도약과 민주주의·법치주의의 발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긴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런 국민의 놀라운 저력과 빛나는 경험을 한데 모은다면 능히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기사를 인용, “지난 2006년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성숙도에 약간 흠이 있었는데, 2008년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격상됐다. 또 작년 말에도 여전히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면서 일본을 2단계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완벽하고 선진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나라로 순위가 매겨졌다”며 “언론사 평가에 일희일비할 건 아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세계적 평가 받다가 정치적인 면에서도 세계 평가를 받는 증거가 아닐까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양 위원장은 또 “남미 국가의 대법원이나 선관위 책임자들은 한결 같이 우리가 이룩한 비약적인 발전에 대해 경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나라, 배우고 싶은 나라, 동경의 나라임을 감추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가 이제 정신적, 내면적인 것도 크게 성장한 만큼 스스로 국민의 역량을 알고 세계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임무를 충분히 소화해 세계 속에서 선진국으로 우뚝 발돋움 하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건배제의에서 “작년 한해는 이 대통령이 지구를 무대로 초인적인 열정을 보여줬다. 우리 국민 모두가 경탄해마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칠순 생일을 맞은데 대해 “(나이는) 그대로 따지는 게 아니고 본 나이에 0.7을 곱해야 진짜 나이가 된다. 70 곱하기 0.7 하면 (이 대통령은) 49세의 장년이다”며 “튼튼한 안보, 번창하는 경제를 반드시 이룩해서 국민을 행복하고 기쁘게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엔 이 대통령 부부 외에 박희태 국회의장과 이용훈 대법원장, 이강국 헌재소장, 양승태 중앙선관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각 정당대표, 행정·입법·사법부 및 헌법기관의 차관급 이상 공직자, 경제 5단체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 각계 주요인사 26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어 열린 나눔 음악회엔 이들 인사회 참석자와 함께 주한 외교사절과 국내·외 언론사 및 종교계(7대 종단) 대표, 문화·예술·체육·관광·교육·과학계 및 군·경 주요인사, 보훈관련단체 및 가족, 모범시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자원봉사자와 일반 시민, 그리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등 22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음악회에선 지휘자 정명훈씨의 지휘 아래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애국가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제1악장,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제4악장 등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