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올해 中 제치고 세계 1위 자존심 회복한다”
2011-01-05 08:22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한국 조선업은 지난 2년 동안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사들이 적극적인 수주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국내 조선업계가 반격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런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고유가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선박 환경기준 강화 △중국의 경쟁력 약화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대규모 해양플랜트의 발주가 올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최근 IMF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며 올해 아시아지역 원유소비량이 일일기준 140만 배럴에 이르는 등 수요 강세를 보임에 따라 원유가격이 배럴당 90달러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80달러 수준이 오일 메이저사들이 해양플랜트를 발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은 “최근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연기됐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다시 재개되고 있다”며 “올해는 일반 상선보다는 드릴십(심해시추선) 등 해양플랜트 분야가 신조선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새해 벽두인 4일 미국 휴스턴에서 세계적인 원유, 가스 시추전문회사인 다이아몬드(Diamond Offshore Drilling Limited.)와 5900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에 비해 드릴십 분야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이번 수주는 향후 해양플랜트 부분에서 조선 빅3의 치열한 ‘집안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 및 선진국들이 선박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한국이 중국을 제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환경기준이 강화될수록 선박의 대형화가 대세”라며 “친환경선이 본격화되면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머스크ㆍ에버그린 등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에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바 있다. 올해도 CSAVㆍ씨스판ㆍMSC 등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중국 조선사들의 경쟁력 약화도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강력한 무기’였던 가격경쟁력이 인건비 상승, 위안화 절상 등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
중국선박공업협회(CANSI)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 인건비는 연초대비 약 15% 정도 상승했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중국의 신조선 계약가격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자만, 실제 비용 측면을 고려하면 오히려 한국 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높다”며 올해는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