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IT융합 선도국 원년 만들자
2011-01-26 17:05
정 만 기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
수출이 2010년 11월에 이미 1409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인 1312억달러를 경신했다. 반도체는 IT분야 단일 품목으로는 수출 400억달러를 최초로 넘으며, 지난해 수출 1위 품목에 등극했다. 중소기업도 11월에 237억달러를 수출하며 최고 실적을 자랑했다.
많이 우려했던 스마트폰도 예상외로 생산과 수출이 모두 세 자릿수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하드웨어 경쟁력을 토대로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자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했다.
그 결과, 아이폰 충격으로 주춤했던 휴대폰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기저효과도 있지만 IT산업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 IT시장 성장률은 경제성장률 4%대를 밑도는 3%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남유럽 재정위기, 환율 갈등 등 외부 위험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런 연유로 우리 IT산업은 금년에 생산 3.0~3.8%, 수출 5.9~9.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5%대의 고성장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융합제품 시장은 금년에도 전망이 매우 밝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30~100%의 고성장을 구가하며 약 1200억불 규모의 시장을 조성한다.
눈길을 조금 돌려 IT내 융합이 아닌, IT와 다른 산업간 융합은 더 고무적이다.
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IT+他산업’ 형태의 융합 시장은 매년 11.8%씩 성장하며 2020년에 3.6조달러 규모의 세계 시장을 형성한다.
세계 IT시장이 약 3.5조불인 것을 고려하면 IT융합이 ‘포스트 IT’ 시장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IT융합 확산 전략’을 수립하여 융합 정책의 토대를 닦았다.
올해는 IT융합 선도국 도약을 위해 IT융합의 핵심역량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는 대형 기술개발 투자를 4배 확대한다. 시스템반도체는 파격적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중소 설계업체를 스타급 기업으로 키운다.
정부는 융합 신산업 육성도 적극 추진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쟁력을 갖춘 TV, LED, 3D 등을 바탕으로 스마트TV, LED조명, 가상현실 등 신산업을 본격 육성한다.
아이폰 같은 혁신적 제품이 출시되도록 창의형 기술개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융합 촉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도 개선한다. 특히, 범부처 공동의 ‘Giga Korea 프로젝트’를 통해 1기가(Gbps)급 통신환경 구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부품·소재와 장비산업도 보강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2009년 반도체 설비에 5.5조원이 투자되었는데, 국산 장비가 취약하다보니 장비 수입에 3.4조원이 쓰였다. 먼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장비는 수요 대기업과 연계해 국산화 개발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방송, 통신 등 장비는 핵심기술 개발과 동시에 내수·수출 활성화를 추진한다. 융합 제품의 후방산업인 센서, 레이저 등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최근 우리 기업도 IT융합과 관련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미국에 있는 시스템반도체 라인에 금년까지 36억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를 설립하고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충하며 융합 기반을 다지고 있다.
SK는 IT융합 시장 선점을 위해 근간이 되는 핵심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융합산업과 관련된 분야에 지난해 1조7000억에 이어, 금년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LG도 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그리드 등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한다.
신묘년 새해, 우리 IT 수레에 무엇을 채울지는 이미 정해졌다. 이제 수레의 두 바퀴인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여 IT융합의 성과를 낼 차례다. 대외 여건이 어렵지만, 미리 준비한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를 살린다면 좋을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본다.
IT산업 실적이 역대 최고치라는 소식을 올해 말에 또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