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천안…" 충남도 구제역 재발에 '허탈'

2011-01-02 15:12
"이번엔 천안…" 충남도 구제역 재발에 '허탈'

"이번에는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뚫리다니 허탈합니다"

 2일 충남 천안시 수신면의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자 충남도 방역담당 직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시작된 이후 전 직원이 매달려 휴일도 반납하고 방역에 매달려 왔지만, 결국 천안에서 방역망이 뚫리면서 전국 최대 축산단지가 있는 홍성.예산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특히 천안에서는 구제역 발생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까지 나왔던 터라 충남도는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AI와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한 곳이 됐다.

 도 축산과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청양에서 구제역이 두 번이나 발생해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이번만은 어떻게든 막아보자며 전 직원이 한 달 이상 비상근무를 했지만 결국 이렇게 돼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제역이 워낙 빠르게 번지는 데다 방역 인력 부족, 한파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구제역이 도내 다른 시.군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충남에서는 현재 수신면 젖소농장 외에도 천안시 병천면 관성리의 돼지농장, 보령시 천북면 사오리의 농장 등 2개 지역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있다.

 1일 밤 신고가 접수된 관성리 돼지농장의 경우 전체 3500여마리 중 60마리가 발굽이 떨어지고 입 안에 물집(수포)이 잡히는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6마리는 폐사했다.

또 2일 오전 신고가 접수된 보령 농장에서도 돼지 2만3000여마리, 소 44마리 중 새끼돼지 200마리가 폐사하고 어미돼지 1마리는 콧등에 물집이 잡히는 등 전형적인 구제역 의심증상이 나타나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돼지의 구제역 바이러스 전염 속도는 소보다 100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돼지농장에서까지 구제역이 발생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령시는 전국 시.군 가운데 우제류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홍성군(4119농가, 55만2000여마리)과 인접해 있어 보령시까지 구제역이 퍼질 경우 홍성 한우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도는 관성리 농장과 사오리 농장이 기르던 가축 전부를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 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농장에 대한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도는 또 현재 85개인 방역초소를 100개 이상으로 늘리고, 512명인 방역 인력도 55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해 5월 1일과 7일(검역원 판정일 기준) 두 차례에 걸쳐 청양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51개 농가(축산연구소.충남대 동물자원연구센터 포함)가 기르던 우제류 6590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다.

특히 작년 5월 1일 발생한 1차 구제역의 경우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터져 종우(種牛.씨소)와 종돈(種豚.씨돼지) 1500여마리는 물론, 우량종의 정액까지 모두 폐기하는 물질적 피해와 함께 '정부기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첫 사례'라는 오명을 남겼다.

도는 지난해 발생한 1ㆍ2차 구제역 사태로 입은 피해액이 7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충남에서는 2만9674 농가가 272만5470여마리(소 50만6688마리, 돼지 217만8630마리 등)의 우제류를 기르고 있는데, 이는 경기도에 이은 전국 2위 규모에 해당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