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광화문 현판 결국 교체키로
2010-12-28 21:42
'균열' 광화문 현판 결국 교체키로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지난 11월 초 균열이 발견돼 논란을 일으킨 광화문 현판이 교체된다.
문화재청은 28일 "광화문 현판의 균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목재전문가, 문화재전문가 등 7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11월15일부터 12월24일까지 자체 감사를 실시했다"며 "광화문의 상징성을 고려한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판을 다시 제작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현판 제작 자문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정확한 교체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교체될 때까지 현재의 현판은 전통방식으로 수리해 그대로 둘 계획이다.
자문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판의 균열 원인은 사용한 판재 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현판에 사용된 판재 9매 중 일부(2-3매)가 강도가 약한 원목의 중심 부분이며, 나뭇결이 곧지 않은 판재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목재의 자연스러운 수축 및 팽창이 어렵도록 알판(글자가 새겨진 판)을 모판(알판을 둘러싼 테두리)에 완전히 결합한 것도 균열의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사감리보고서에 첨부된 공정표를 조사한바 당초 2010년 7월 10-20일에 현판 설치가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부에서 제기한 공기단축의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현판을 다시 제작하기 위한 현판제작위원회는 내년 1월 중 구성, 운영할 방침이며 목재는 국내산 원목으로 벌목 후 5년 이상 자연 건조된 수령 100년 이상, 직경 80㎝ 이상의 것을 확보해 판재로 제재하고 나서 충분한 건조과정을 거쳐 사용할 예정이다.
광화문 현판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식에 맞춰 광화문이 복원됨과 동시에 고종시대에 경복궁을 중건할 때 내건 한문 글씨 그대로 복각(復刻)해 달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현판 우측 '광(光)'자 앞쪽에 위아래로 길게 균열이 간 사실이 밝혀졌다.
민주당 최문순 국회의원은 지난달 3일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하면서 광화문 복원 공사 일정 자체를 광복절 행사와 G20 서울정상회의를 앞두고 무리하게 앞당기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균열이 현판 재료인 육송에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으로 안다"면서도 "면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