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농협일 대신해주는 농식품부

2010-12-31 14:30

(아주경제 김선국기자)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27일 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얼마전 배추파동과 관련, 농수산물 가격불안 해소를 위한 특단의 조치다.

특히 이상기온 현상으로 가장 급변하는 7월~10월 날씨는 관측속보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내년부턴 유통업체도 그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단계별 수급안정 시스템을 구축해 물가안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소규모 조합의 판매사업 대행을 통한 판로확보, 채소 전문작업단 구성으로  포전거래(밭떼기) 방식 도입 등은 농협중앙회의 역할을 정부가 직접 해주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계약재배의 경우 농협중앙회의 계약재배물량을 지금의 10%에서 2015년까지 5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적자에 허덕이던 농협의 경제사업부문을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전문가들은 현 정부 장기적 안목에 공을 돌리고 있다,

한 전문가는 "농협은 몇십년간 생각만 했지 추진하겠다는 뜻이 없었다"면서 "그렇다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단.중기 전략안을 내놓은 정부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모두들 단기적인 성과만으로 평가 받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는 농식품분야에서 만큼은 단기 성과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국가 전체산업을 놓고 봤을 때) 농식품분야는 먹을 '파이'가 적다”며 “배추파동을 겪고 나서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해묵은 과업을 해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칭찬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누군들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싶겠는가? 농협의 경제 사업은 이득보기 어려운 구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공익적 경제사업을 하는 농협은 가격이 오르든지 내리든지 농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농협이 안하는 일! 정부가 직접 나서 대신처리해 주는 만큼 손해를 두려워말라. 이제라도 농협은 '진정한 공익사업'을 시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