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내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예정구역 가운데 추진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할 정도로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곳의 구역 지정을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예정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은 해제해주고, 대신 주민이 원할 경우 휴먼타운 조성 사업 대상지로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내 정비예정구역 673곳 중 356곳만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며, 나머지 317곳 중 168곳은 아직 추진위도 구성되지 않고 사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주민 불편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은 "사업이 진행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데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는 바람에 주민 불편이 크다"며 "추진위 구성조차 안된 곳은 물론이고 추진위가 꾸려진 경우에도 주민 의사에 따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장기간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방치됐거나 진척속도가 지나치게 느린 곳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해제하고서 신개념 저층 주거지인 `휴먼타운' 조성사업 대상지로 검토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 양보를 전제로 해야겠지만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에서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교육현장의 실제적인 목소리를 중심에 놓고 서울시와 시의원들의 입장이 서로 맞물려 해법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해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또 시의회와 관계에 대해 "시장을 적대시할 정도의 대화 분위기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의원 개개인의 품성이 대화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며 "이런 방향으로 시의회가 열린다면 나 역시 대화를 지금보다 활발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쇠는 토론"이라며 "시의회가 여소야대일 뿐 아니라 민주당이 다양한 정치계파로 구성돼있다 보니 상호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운데 이럴 때 일수록 바른길이 무엇인지를 놓고 충분한 토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을 둘러싼 최근의 행보가 대권을 향한 발걸음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서울시장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며 "정치적 위상에서 나오는 힘이 시정을 풀어가는데 도움되는 측면이 있어 (대권행보론을) 과감히 털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