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매집하는 중소형주 따라 살까

2010-12-20 15:47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국내 대기업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면서 지분 투자한 중소형주도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 협력사일 경우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인수합병(M&A)을 통한 계열 편입 가능성도 있어 유망하다는 것이 증권가 시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분보유상황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에너지, SK텔레콤, LG디스플레이 등은 최근 3년 동안 계열사를 제외한 코스닥주나 중소형주에 지분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달 신화인터텍 지분율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통해 16.12%(368만2028주)까지 늘렸다. 회사는 "협력관계 강화와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화인터텍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전문업체로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LCD용 복합 반사필름 시장점유율은 세계 3위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5월에도 코스닥주인 에스에프에이 지분 10%(91만1000주)를 사들였다. 이후 에스에프에이 무상증자로 지분율은 10.15%까지 올랐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물류시스템 전문기업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032억원과 23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에서 분사한 금형전문업체 에이테크솔루션(15.92%) 지분도 가지고 있다. 아토와 합병시너지 기대를 키우고 있는 반도체 전공장 장비제조업체 아이피에스(17.54%)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6월 코스닥에 상장한 스마트카드와 모바일솔루션 전문업체 유비벨록스 지분을 5.76%(31만1897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유비벨록스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다. 두 회사는 2003년부터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차량 정보기술(IT)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부품업체 아바코(19.90%)와 티엘아이(13.00%)에 지분투자했다.

반면 올해 들어 대기업 지분이 줄어든 중소형주도 있다.

SK텔레콤은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로 유명한 연예매니지먼트사 IHQ 지분을 10% 이하(402만9940주)로 낮추면서 경영권을 이 회사 정훈탁 사장에게 넘겼다.

IHQ는 2008년부터 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기업 지분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기업은 대체로 단순 납품관계를 넘어 경영 전반적인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중소형주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