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참여정부 당시 비축용임대주택 사업을 위해 설립된 6개 특수목적법인(SPC)이 투자손실을 남긴 채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따라 비축용임대주택은 도입 3년만에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됐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007년 옛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비축용임대주택 시범사업을 위해 각각 19.9%의 지분을 갖고 설립한 6개의 SPC가 내년 초 법인을 청산하기로 하고 절차에 들어갔다.

비축용 임대주택은 민간 주택공급 위축과 가격 급등을 대비해 참여정부 말기 민간을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시켜 추진한 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2017년까지 총 50만가구 비축을 목표로 추진됐다.

시범사업에는 유진자산운용(전 서울자산운용)이 주간사로 선정됐으며, 주공과 토공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서 부동산펀드 조성 등으로 2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다.

6개 SPC는 각각 옛 주공이 추진한 수원 호매실 B-7블록(1318가구), B-7블록(1029가구), 파주 운정 A19-1블록(1352가구)와 옛 토공이 진행한 남양주 별내 A1-2블록(504가구), A3-1블록(376가구), 고양 삼송 A-20블록(1045가구)에 각각 1개씩 설립됐다. 총 6개 사업을 통해 공급예정이었던 주택은 5624가구였다.

그러나 임대주택펀드 조성 등 비축용임대주택 사업 활성화를 위해 발의된 임대주택법 개정안을 국회가 폐기처분하면서 자금조달에 한계를 드러낸 채 결국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수원 호매실지구 2곳과 파주운정지구 1곳 등 3개 SPC는 이미 사업권을 LH로 넘긴 상태다. 수원 호매실지구 2개 블록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전환돼 현재 골조공사가 진행중이다. 파주운정지구도 공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LH가 양수대금을 완납하는 즉시 청산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남양주 별내 A1-2블록, A3-2블록 2개 프로젝트와 고양 삼송 A-20프로젝트 등 3개의 SPC는 현재 인허가 등 사업승인 취소 절차를 진행중이다.

특히 이 3개 SPC는 청산에 앞서 사업권을 민간에 매각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사업자를 찾지 못해 결국 LH와 토지매매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

LH 관계자는 “SPC가 토지매매대금으로 낸 금액은 계약금 10%이고 나머지 잔금 90%는 아직 납부기간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LH도 지분 19.9%를 출자한 만큼 계약금은 모두 반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SPC는 이로써 계약금은 모두 돌려받게 됐으나 설계와 건설사업관리(CM)에 들어간 비용 일부분(설계용역 41억7600만원, CM용역 47억3800만원의 약 10%)과 일부 운영비는 고스란히 손실을 입게 됐다.

LH의 경우 출자금 54억원 중 20% 정도인 약 1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LH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상토지를 공동주택 분양용지 등으로 변경해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지금 당장 금액으로 따진다면 일부 투자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3개 프로젝트 사업지는 사업성이 좋아 향후 택지 매매 등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