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수도권 아파트 사려면 3억2천만원 필요

2011-01-04 10:35
지난해 보다 4700만원 감소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올해 경매로 수도권 아파트를 낙찰 받는데 평균 3억2000만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은 3억1907만원으로 지난해 1년간 건당 평균낙찰가액인 3억6608만원보다 4700만원(-12.84%)가량 감소했다.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낙찰가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3년 10.29대책 발표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보였던 2004년 이후 6년만의 일이다.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은 2001년 1억356만원에서 2003년 1억4990만원으로 45%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2004년 들어 2003년 발표한 10.29부동산대책의 여파로 건당 평균낙찰가액이 전년 대비 14.23% 감소한 1억2857만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부동산시장 회복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2007년에는 2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연간단위로는 가장 높은 3억6608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제2 금융권까지 확대되고 부동산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건당 평균낙찰가가 하락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했던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낙찰가액은 올 1월과 2월 각각 3억5431만원, 3억6358만원으로 반짝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3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 3차 보금자리지구 발표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건당 평균낙찰가액도 3억3987만원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인구감소, 베이비부머 은퇴, 입주폭탄 등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건당 평균낙찰가액은 ▲4월 3억2051만원 ▲5월 3억 1566만원 ▲6월 3억518만원 ▲ 7월 3억4만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8월 들어 정부의 8.29부동산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수도권아파트 낙찰가 총액은 3억1555만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9월에도 3억2376만원으로 상승세는 이어갔다. 10월에는 10억원이 넘는 신건 경매물건수 급증에 따른 고가물건의 낙찰건수가 급감하면서 올 들어 가장 낮은 2억8158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집값 반등과 함께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1월과 12월 각각 3억454만원, 3억1377만원으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전지역이 지난해에 비해 건당 평균낙찰가액이 감소했다. 경기도가 2억 6547만원으로 지난해(3억777만원)보다 4230만원(13.74%) 감소하면서 하락폭이 가장 컸고, 서울이 지난해(5억3365만원) 보다 3371만원(6.32%) 줄어든 4억9994만원으로 5억원이 붕괴됐다. 비강남권이 3억8968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4424만원(10.2%) 감소한데 반해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이 8억2213만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1725만원(2.05%) 줄어든데 그쳤다.

인천은 지난해 2억533만원 보다 1045만원(5.09%)이 하락한 1억9488만원으로 2억원 이하로 내집마련이 가능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올해 수도권 평균낙찰가액은 연초 강한 상승을 보였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6개월 가량 약세를 이어가다 8.29대책 발표를 계기로 다시 살아나는 ’전강-중약-후강’의 모습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