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자리는 비어있었다
2010-12-10 22:28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자리는 비어있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10일 올해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청에서 거행됐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시상식에는 노르웨이 왕족,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비롯한 저명인사, 오슬로 주재 각국 대사, 중국의 망명 반체제운동가 등 모두 약 1천명이 참석했으나 정작 주인공인 류샤오보는 물론 부인과 가족들까지 중국 당국에 의해 출국이 금지됨에 따라 시상식장에는 빈 의자만 상징적으로 배치됐다.
오슬로 주재 65개국 대사 중에는 최소한 15명이 행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위원회의 토르뵤른 야글란 위원장은 시상식 연설에서 류사오보의 구금은 중국 정치체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날 시상식에 류 부부는 물론 친지들도 참석하지 못한 사실만으로도 "이 상을 그에게 주는 것이 필요했고, 적절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야글란 위원장은 류가 "중국 인권투쟁의 상징으로, 그의 견해가 장기적으로 중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에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중국의 인권 운동가들은 국제 질서, 그리고 전세계적 흐름의 수호자들"이라면서 "류샤오보와 중국에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별도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 부부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시한 뒤 중국이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보다는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더 많은 인물이라면서 중국 당국에 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행사 후에는 오슬로 시내에서 횃불 시가행진이 진행되며 저녁에는 하랄드 노르웨이 국왕과 소냐 왕비가 주관하는 연회가 있을 예정이다.
전날에는 국제앰네스티(AI) 소속 100여명이 '류에게 자유를', '중국의 자유' 등의 구호를 외치며 노르웨이 주재 중국 대사관까지 시가행진을 벌인 뒤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10만여명의 청원서를 대사관에 전달했다.
또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支聯會.지련회)'를 비롯한 10여개 홍콩 민주단체들은 지난 5일 홍콩에서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0일 노르웨이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석방 촉구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르웨이-중국 협회 소속의 중국인 약 50명은 시상식 직전 노르웨이 의회 앞에서 친중국 집회를 가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