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돋보기] 대한민국은 성폭행공화국?

2010-12-03 14:50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대한민국은 성범죄자들의 천국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엽기적인 성범죄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다. 어린이와 노인 등 대상도 가리지 않는다. 범죄 수법 역시 납치, 취업알선 유인, 마취제 사용 등 온갖 방법이 다 동원된다. 연일 신문과 인터넷 사회면도 성폭행, 성추행 관련 기사로 넘쳐난다.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성추행 사건이 인터넷을 후끈 달구더니 3일에도 성폭행 사건이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다.
 
 청주에선 자신이 저지른 성폭행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한 20대 파렴치범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2부(김진현 부장판사)는 이날 처제와 부인의 직장동료를 수차례 성폭행하고도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한 파렴치한 성폭행 혐의(강간치상)로 구속기소된 김모(26)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처제와 부인의 직장동료를 수차례 성폭행하며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선고를 통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진술을 번복하고 변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행) 부인을 믿을 수 없다”면서 “처제를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하고 처의 직장동료까지 수차례 성폭행해 상해를 가했다는 점에서 범행이 중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선 이날 여성들을 스마트폰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최모(32)씨가 구속됐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인터넷 미니홈피에서 물색한 여자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얻고서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에 등록해 대화를 나누다가 직접 만나는 수법으로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1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최씨는 “바에 맡겨둔 와인을 마시러 가자”고 꾀어 술을 먹인 뒤 모텔이나 자신의 승용차로 끌고 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피해자를 추행하는 동영상을 스마트폰에 저장해뒀고 200명이 넘는 여자와의 통화 기록도 남아 있어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은 “여자들이 모두 구토를 하거나 정신을 잃은 채 나갔다”는 와인바 종업원의 말로 미뤄 최 씨가 ‘물뽕’이라 불리는 신종 마약을 몰래 먹인 뒤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에서도 방송사 PD를 사칭해 여대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방송사 PD로 속여 스포츠 리포터를 시켜주겠다며 여대생을 유인해 함께 술을 마신 뒤 호텔에서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강간미수)로 의류업체 대표 김모(52)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는 지난 7월 20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술에 만취한 대학생 이모(19.여)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앞서 같은 달 10일경 지하철 안에서 알게 된 이씨에게 자신을 모 방송국 PD라고 속인 뒤 “스포츠 리포터를 곧 선발할 예정인데 연락 주겠다”며 이씨를 유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씨를 유인하는 과정에서 이의 말씨를 듣고 고향이 같다며 접근한 뒤 가방을 받아주는 등 친절을 베풀어 이씨의 환심을 샀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대문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김씨는 지난 2009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원에서는 이날 미성년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된 최모(44) 피고인에 대해 징역 3년, 신상정보공개 열람 5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위현석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자와 가족 등의 정신적 충격이 크며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엄벌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2005년과 2008년 수원시 권선구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당시 미성년자인 의붓딸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에서도 한 대학 교정과 주변에서 6년 동안 6차례 유사한 수법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5월 광주 한 대학 교정에서 재학생 김모(19·여)씨가 길을 묻던 50대 남성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이 최근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남성이 길을 안내하던 김씨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정신을 잃자 성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엔 2004년 1건을 시작으로, 2005년 2건, 2007년 1건 등 네 차례 19~20살의 여대생이 성폭행이나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사건이 접수됐다.
 
 2006년에는 이 대학 옆 아파트 인근에서도 한 여고생이 성폭행을 겪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건은 모두 기숙사나 집으로 돌아가는 여학생에게 접근해 “바래다 주겠다”고 유인해 차에 태운 뒤 흉기로 위협해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비슷하고 용의자의 연령대와 인상 착의 등이 유사한 점으로 미뤄, 지난 6년 동안 발생한 6건 모두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학은 2007년 유사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경찰의 요청에 따라 폐쇄회로 텔레비전 3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충북에서는 이날 가출한 10대 소녀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주겠다며 유인해 자신의 집에서 성추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가출한 여중생 2명을 돌봐줄 것처럼 속여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공모(3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9월14일 오후 3시께 가출한 A(14)양과 B(13)양에게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해 줄테니 우리집으로 가자”며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몸에 새겨진 문신을 강제로 보여주고 유사 성관계를 갖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는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동종 전과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 이들의 재범만 막아도 흉악한 성범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재범 확률이 높다’는 것은 ‘성범죄자는 일반인과 다르다’는 말과 같다.
 
 한 사회학자는 “상습적 성범죄자는 정신상태가 일반인과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성범죄자 가운데 상당수는 ‘반사회적 정신장애’로 불리는 정신병적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성범죄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여서 이에 상응하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