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기업' 포스코의 깊어지는 고민

2010-12-02 15:39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국내 부동의 철강 1위 기업 포스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생산시설 증설로 후판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할 전망이어서 이들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한 중국산 철강제품의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730만t), 동국제강(440만t), 현대제철(150만t) 3사의 내년 후판생산량은 132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820만t보다 38% 가량 증가한 셈.
 
 국내 후판 수요가 1250만t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후판시장은 공급초과 상태가 된다. 게다가 현대제철이 추진하고 있는 제3고로가 내년 본격 착공되면 후판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시황이 예전처럼 살아나는 것을 당분간 힘들다”며 “이로 인해 후판 수요 역시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 사이에 판매처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문제는 현대체철은 현대ㆍ기아차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현대제철은 후판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을 예상하고도 제3고로를 후판 중심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그만큼 수요처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독점적 위치를 누렸던 포스코로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에 포스코는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개별 관리하는 전담팀을 신설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포스코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들여오는 판재류 비중이 지난 2003년 전체 수입의 29% 수준에서 지난해 67%까지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은 지난 2000년대 이후 판재류가 중심이다. 반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철강재는 단순한 봉형강류가 대부분이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 “중후판, 열연강판 판재류 시장에서 중국의 수출제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경쟁 관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